감독직 고수 우회적 표현...일부 축구팬은 "히딩크가 무슨 사심 있다고..." 발끈 / 정인혜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최근 불거진 ‘히딩크 감독론’에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사면초가”라고 표현하며 고충을 토로했다.
신 감독은 25일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친선 경기 선수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였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히딩크 감독에 대한 그의 생각에 초점이 맞춰졌다. 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감독 교체 여론이 거세게 제기된 바 있다. 현재까지도 온라인에서는 “히딩크 감독 데려와라”, “신태용 비롯 축구협회 수뇌부 사퇴하라”, “히딩크 없이는 월드컵 답도 없다” 등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신 감독은 이날 “히딩크 감독님 때문에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히딩크 감독님은 한국 축구의 영웅”이라며 “사심 없이 도와주신다면 1%의 의심 없이 도움 받고 함께 해보고 싶은 마음이고, 저 역시도 사심 없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사심’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면서 감독 교체론에 다른 노림수가 있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셈.
신 감독은 이어 “히딩크 감독님이 도와주신다고 했으니 받아들일 것”이라며 “러시아에서 만날 텐데, 조언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겠다. 조언을 듣고 좋은 결과까지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감독직을 계속해서 지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히딩크 감독은 어디까지나 ‘조언자’ 역할만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 표명인 셈.
그의 인터뷰를 접한 일부 축구팬들은 또다시 발끈했다. 직장인 윤재규(31, 부산시 북구) 씨는 “중국에서 200억 원 준다는 제안도 포기한 히딩크가 무슨 사심을 가지고 한국 대표팀을 맡겠다고 했겠나”라며 “거의 무료로 해주겠다는 사람한테 무슨 사심 이야기를 하는지 정말 예의 없는 사람 같다”고 신 감독을 비판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차갑다. 한 네티즌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하고 본인 그릇이 저것밖에 안 된다는 걸 자랑하는 인터뷰”라며 “이번 월드컵 잘하든지 말든지 알아서하고 두 번 다시 TV에서 안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당 댓글은 추천 수 1500을 기록한 반면, 반대 수는 15에 그쳤다. 이 같은 의견에 공감하는 네티즌이 많다는 방증인 셈.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무슨 말을 이따위 식으로 밖에 못하냐”,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 “국민들 의견 무시하는 국가대표팀 필요 없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