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채용 비리로 논란의 중심에 선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과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간 ‘반말 논쟁’이 벌어졌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 원내대표는 함 사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반말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강원랜드 직원이 인사 문제에 대해 증언을 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유력 실세가 거론된 것에 대해 질문했지만, 함 사장은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해 두 사람 사이에 언쟁의 불이 붙었다.
정 원내대표는 "강원랜드 직원이 시사 프로그램 방송에서 인사 문제를 증언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유력 실세가 여기 있다고 했는데 그것을 알고 있나. 그 민주당 인사가 누구냐"고 질의했다. 이에 함 사장은 “방송을 들은 적 없다. 그러나 관련 내용은 보고받았다. 직원이 누군지 파악 중이다”라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정 원내대표는 “한 달이나 됐는데 직원이 누군지 모르는 게 말이 안 된다. 말을 똑 부러지게 해야지”라며 “더 이상 설명 듣고 싶지 않다. 뭐 대답을 해야 질의를 하지”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함 사장은 “아 그러면 알겠다. 그다음 질문을 하라”고 답했다.
함 사장의 대답을 들은 정 원내대표는 크게 화를 내며 반말 섞인 고성으로 함 사장을 질타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뭐 하는 거야. 그 다음 질문하시죠?”라며 “국회의원한테 그 따위로 질문을 하래. 국감장에 와서 그게 무슨 태도야”라고 언성을 높였다.
정 원내대표의 반말을 들은 함 사장은 “지금 나한테 반말합니까?”라며 “내가 왜 못하나. 다음 질문을 하라는 것인데”라고 따지자, 정 원내대표는 “국감을 받으면서 ‘다음 질문 하시죠’라고 하는 피감기관(장)을 본 적이 없다”며 “왕년에 국회의원 했다고 그런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격분했다.
국감 중 일어난 반말 소동에 네티즌들은 “둘 다 별로”라는 양비론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우택 의원은 체면을 구겼고, 함승희 사장은 자존심을 구긴 사건”이라며 “국회의원이 뭐 대단한 자리라고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 국감장에서 반말로 목소리를 높이나”라고 쓴소리를 뱉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정우택 의원은 53년, 함승희 사장은 51년생이던데, 배운 사람들은 2년 정도는 껌인가?”라며 정 원내대표를 비난했다.
직장인 이윤아(27) 씨는 이번 논란으로 한 국회의원의 권위를 잘 볼 수 있었다며 혀를 찼다. 이 씨는 “국감장에서 성의 없이 대답한 함승희 사장도 별로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국회의원이 화가 난다고 반말을 하는 것은 더 이상하다”며 “권위를 앞세우며 자기 멋대로 반말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정우택 의원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임산부나 노약자, 고혈압 환자는 보지 말아야 할 장면”, “국민보다 아래인 자들이 국회의원 아니었나?”, “두 분 다 친박이었으면서 사이좋게 지내길”, “정우택의 사이다 아닌가?”, “갑질은 안 됩니다” 등의 다양한 댓글을 남겼다.
한편, 함 사장은 검사 출신으로 2000년 새천년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나 2007년 탈당해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다. 이후 친박연대 최고위원을 역임,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후보로 노원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