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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 연탄 나누기로 예수 사랑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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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 연탄 나누기로 예수 사랑 실천한다
  • 취재기자 조나리
  • 승인 2013.11.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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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은행' 대표 강정칠 목사, 1600 가구에 매년 30만 장 몸소 배급
▲ 부산연탄은행 대표 강정칠목사

기온이 뚝 떨어졌다. 거리에는 두꺼운 겨울 코트와 패딩 점퍼, 목도리가 등장했다. 아침저녁으로 낮아진 기온 탓에 사람들의 발걸음은 절로 빨라졌다.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게 하는 추위 속에 내가 아닌 남을 더 따뜻하게 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부산 연탄은행밥상공동체의 대표 강정칠(45) 목사다.

그는 여느 목사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격식을 갖춘 양복대신 편안한 점퍼 차림이다. 그는 얼굴에 연탄 검정이 묻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세상이 주목하지 않는 곳, 세상의 어두운 곳에서 연탄으로 따스한 빛을 비추고 있는 강정칠 목사의 훈훈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불우한 어린 시절과 원인 모를 병고통 속에 움튼 꿈

강정칠 목사가 봉사의 삶을 살게 된 건 그의 어린 시절 가난한 환경에서 비롯됐다. 그는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1때부터 6년 간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보태기도 했다. 결손 가정, 기초 생활 수급 가정에서 그는 부자가 돼서 큰 교회를 짓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꿈을 꿨다. 그는 나쁜 길로 빠질 수 있었는데 잘 자란 게 오히려 감사하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춥고 배고픈 소년기를 지난 그는 20대에 원인 모를 병을 앓게 됐다. 병원에서도 고칠 수 없는 병마와 싸우며 그는 절박하게 신앙에 매달렸고,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죽다 살아난 뒤, 그의 갈비뼈 부근에는 큰 점 같은 것이 생겼는데, 강 목사는 그것을 다시 얻은 삶의 표징이라 여긴다. 그 사건을 계기로 강 목사는 목회자의 삶을 결심하고 신학교에 들어가게 됐고, 그 후 그는 어린 시절부터 꿈 꿨던 어려운 사람들을 품는 목회를 하기 위해 다시 대학에 입학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연탄으로 사랑을 전하는 목사가 되다

▲ 부산연탄은행 대표 강정칠목사

시간이 가고 공부를 할수록 현장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확실해졌다. 그러던 중 그가 다니던 교회 목사였던 허기복 서울연탄은행 대표와 인연을 맺게 돼, 2004년부터 시작된 부산연탄은행의 대표가 됐다. 당시 전도사로 일하고 있었던 그는 연탄은행과 교회 사역을 함께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연탄은행에 집중하여 특수 목회의 길을 걷게 됐다.

강정칠 목사는 최근 공부방을 운영하게 되어 공부방에 오는 중고등학생들과 사무실 지하에 세운 교회에서 예배를 보게 됐지만, 이전까지 그는 담당 교회도 없이 평신도와 마찬가지로 예배에 참석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힘을 쏟았다.

그는 “(목회자는) 당연히 설교자이기 때문에 성경 말씀을 전하고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설교는 저 말고도 잘하는 분들이 많지만, 이 일은 내가 아니면 누가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시꺼멓고 험상궂은 얼굴로 보나 우락부락 큰 덩치로 보나 딱 제가 할 일이라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연탄을 나누는 일은 그가 만나는 사람들의 삶 속에 완전히 몸을 던지는 직접적인 설교라고 생각한다는 강정칠 목사.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예수의 사랑이 전해지길 소망한다.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하루하루

2004, 처음에는 100가구에서 출발 한 연탄 나눔이 지난 10년간 조금씩 늘어나 이제는 부산의 1600가구에 매년 연탄 200~500개씩 총 30여만 장을 나누고 있다. 그 외에도 쌀 나눔, 무료급식, 반찬 나눔, 집수리, 공부방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연탄은행은 매해 풍성해지고 있지만,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순수 모금으로만 운영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강정칠 목사는 예정대로 연탄을 나눌 수 있을까마음 졸일 때도 많다. 여유 재정 없이 후원금이 들어 올 것이라 믿고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는 연탄 시즌이 오면 새벽 4시만 되도 눈이 번쩍떠지고, 입에는 비몽사몽 기도가 절로 튀어나온다.

맛있는 통닭을 사오셨을까’, ‘멋진 장난감을 사오셨을까어린 시절 아버지가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자녀들이 달려나가 아버지의 손을 살피는 것처럼 어려운 이웃들도 마찬가지다. 강 목사는 어려운 환경 속에 있는 할머니들에게 빈 손으로 갈 때마다 드릴 게 없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

다른 사람들을 돕느라 정작 그의 집에 쌀이 다 떨어진 적도 있었다. 10년 간 집에 생활비를 가져다 준 적이 없다는 강 목사는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와 저녁을 먹으려는데 쌀이 없다는 아내의 말에 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고 한다. 1~2년 전부터 단체가 체계화되며 급여제도가 생겼지만, 그의 재산 대부분이 연탄은행 소유일 정도다.

좋은 가치에 동참하는 사람이 적어자신의 것만 챙기는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 부산연탄은행 대표 강정칠목사(사진:취재기자 조나리)

강정칠 목사의 휴대전화가 끊임없이 울린다. ‘연탄 시즌이라 바쁜 게 아니라 올해 들어 후원금이 너무 적어 어려운 상황을 알리기 위해 언론사들의 도움을 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강정칠 목사는 다른 해를 예로 들자면 11월에 30번 이상 연탄 배달을 가는데 올해 잡힌 일정은 14~5번 정도다. 10년만에 이렇게 절박해지기는 또 처음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원금은 매년 아슬아슬하지만 연탄배달을 체험하고자 하는 중고대학생들로 자원봉사자만은 넘쳤던 것과는 또 다른 상황이다. 올해는 재정도, 사람도 마이너스 상태다.

연탄 한 장에 500. 2~3장이면 한 집이 하루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흔히 먹는 아메리카노 한 잔이면 독거 할머니가 사흘동안 온기 속에 겨울을 날 수 있다. 강정칠 목사는 청년들이 카페에서 비싼 커피를 마시고 좋은 레스토랑에 가는 것을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한 번만, 조금만 아끼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안타깝기만 하다.

강정칠 목사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내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라도 투자하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려는 게 전혀 없는 것 같다. 봉사는 힘든 일이지만 다른 사람을 도왔을 때 경험하는 기쁨을 누려봤으면 좋겠다며 청년들을 향한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또 그는 많은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고 있는데, 인재들이 좋은 자리에 올라가기 전에 어려운 사회를 들여다봐야 앞으로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겠냐며 청년들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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