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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큰 그림 그리는 가수 배가영, ‘Big Picture’를 노래하다 /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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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큰 그림 그리는 가수 배가영, ‘Big Picture’를 노래하다 / 박신 기자
  • 취재기자 박신
  • 승인 2017.12.2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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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이 내 삶의 기준…” 계속 노래하고 싶은 배가영 씨 인터뷰
"I know like me, 날 좋아하게 될 거라고 그럴 거라고." 자신감이 엿보이는 귀여운 이 노랫말은 배가영(28) 씨의 자작곡인 <Big Picture>의 가사 중 일부다. 그는 자신의 노래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청년실업률이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지금, 암울한 현실에 맞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면서 당차게 살아가는 청춘이 있다. 바로 ‘초콜릿벤치’의 메인 보컬 배가영(28) 씨의 이야기다.
부산의 한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초콜릿벤치. 사진 왼쪽부터 서지수, 배가영, 최현석(사진: 초콜릿벤치 제공).
배가영 씨가 처음부터 가수를 꿈꾼 것은 아니다. 그는 부산대에서 조형학을 전공했다. 평소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잘 하기도 했지만, 가수를 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들어가게 된 음악 동아리에서 밴드 보컬로 활동하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그는 “동아리 밴드에서 노래할 때는 그저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좋았다”며 “가수가 되려고 노래하기보다는 그 순간이 즐거워서 노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순수하게 노래가 좋아 시작하게 된 밴드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밴드에서 공연을 계속하다가 오랫동안 쉰 적이 있었다. 배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을 이어갔다. “어쿠스틱 밴드를 꾸리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았어요. 처음 옆에서 어쿠스틱 밴드 세션으로 도와주던 선배들이 평소 하고 싶었던 풀 세션 록밴드로 떠나면서 팀 결성이 몇 번이나 무산됐어요.” 하지만 그는 쉬면서도 밴드 활동에 대한 미련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중 마음 맞는 후배와 함께 연습 형식으로 시작한 게 초콜릿벤치다. “처음에는 2인조 어쿠스틱 밴드로 시작해 여기저기 공연도 많이 다녔어요. 근데 아무래도 2명에서 무대를 채우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멜로디 라인을 담당해줄 멤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영입한 게 지금 키보드를 치고 있는 지수예요. 이 친구 데려오려고 제가 엄청 꼬드겼죠.” 초콜릿벤치는 지난해 말 결성된 3인조 어쿠스틱 밴드다. 메인 보컬이자 리더인 배가영 씨를 중심으로 키보드에 서지수(28)와 퍼커션(타악기 담당)에 최현석(27)이 함께하고 있다. 연습은 주로 부산대 근처 지하실을 개조한 합주실에서 한다. 지금 쓰고 있는 합주실도 아는 선배와 함께 돈을 모아서 마련한 곳이다. 이처럼 초콜렛벤치는 아직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 말 못할 어려움이 많다. “광안리 펍(pub)에서 공연한 적이 있었는데 손님 대부분이 외국인이었어요. 저희 노래 대부분이 잔잔하고 조용하다 보니 아무도 호응을 안 해줬어요. 당시에는 굉장히 민망했는데 지금은 우리끼리 웃으면서 그때를 회상하기도 해요.” 배 씨는 초콜릿벤치 활동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단다. 이전과 달리 정식 섭외를 받아 공연하다 보니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중 가장 공을 들이는 게 공연에서 부를 곡을 고르는 일이다. 그는 “아무래도 공연에서 부르는 곡은 많은 사람이 듣다 보니 제 이야기가 들어간 곡은 꺼려지는 경향이 있다”며 “내 속마음을 다 들킨 것 같기도 해서 공연 때는 밝은 곡 위주로 부르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배가영 씨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자작곡은 무엇일까? 그는 “예전에는 <라랄라>라는 곡이었는데 지금은 <Big Picture>라는 곡이다. 처음 이 곡은 아무 생각 없이 막 썼는데 사람들이 ‘가사가 재밌다’고 엄청 좋아한다”며 “앞으로도 제가 가장 아끼는 곡이 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초콜릿벤치 활동만으로도 쉴 틈 없이 바빠 보이지만, 그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중이다. 사실 그는 초콜릿벤치 활동뿐 아니라, 청년가치협동조합의 일원으로 부산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청년가치협동조합은 부산 해운대구 반송에 자리 잡고 있는 ‘카페나무’를 무대로 삼아 활동한다. 주된 활동은 청년들의 고민을 함께 들어주면서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게끔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청년가치활동조합의 활동을 찍은 다큐멘터리가 있는데 그걸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며 “그동안 부족했던 점을 좀 더 보완해서 지역 주민들이나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청년가치협동조합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 청년가치협동조합 제공)
하지만 초콜릿벤치와 청년가치협동조합 활동을 병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시간도 부족했고 경제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고민 끝에 마음을 다잡았다. “올해 초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어요. 나이는 한 살 한 살 먹어가는 데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깊었죠. 근데 저는 고민할 때 기준을 어디에다 두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하고 싶은 일에 그 기준을 두니까 앞으로의 삶이 좀 더 명확해졌어요.” 그는 요즘 새로운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내년 봄에 첫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다. 첫 앨범이다 보니 아직 서투른 점이 많아 열심히 배우는 중이다. 3월에 앨범 발매를 목표로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그는 “앨범 작업이 쉽지 않아 3월에 나올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며 “늦어도 내년 봄에는 저희 노래를 들려드리는 게 목표다. 저희 노래를 듣고 많은 분들의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 씨는 달콤하고 편안한 노래를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 팀명을 초콜릿벤치로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팀명에 담긴 의미처럼 귀를 녹이는 청아한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달콤함을 선사한다. 때로는 주변 청년들의 목소리를 편안하게 들어주려고 애쓴다. 오늘도 그의 하루는 24시간이 모자란다. 언제나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는 그가 어떤 삶을 펼쳐보일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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