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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치안센터, 야간과 주말엔 '있으나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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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치안센터, 야간과 주말엔 '있으나마나'
  • 취재기자 하다빈
  • 승인 2014.04.18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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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평일 낮에만 근무.. "정작 필요할 때 문잠겨" 시민들 볼멘소리
2012년 7월 새벽, 부산시 사하구 괴정4동에 사는 김모(43) 씨는 집에 도둑이 들어 쫓아가다 불이 켜져 있는 치안센터를 발견하고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당시 휴대폰도 들고 나오지 않았던 그는 지나가는 행인의 도움으로 겨우 112에 신고할 수 있었다. 김 씨는 만약 그 시간 치안센터에 담당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도둑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돈 들여 만들어놓은 치안센터에 아무도 없으면서 불만 켜 놓는 것은 국민들 돈으로 내는 세금 낭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경찰철이 2003년부터 파출소 2, 3개를 지구대로 통합하고 사용하지 않는 파출소는 치안센터로 전환했으나, 동네 치안센터에는 경찰이 평일 주간에만 근무할 뿐 야간이나 주말에는 문을 닫아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경찰이 도심 지역 순찰 강화를 위해 ‘광역 순찰팀’과 ‘기동 순찰팀’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치안센터는 서울에 193개, 부산에 95개 등 전국적으로 1,101개가 있다. 서울의 지구대와 파출소는 각각 89개와 147개, 부산은 각각 50개와 40개인 것을 감안한다면, 치안센터는 우리 생활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공기관이다. 하지만 평일 6시 이후와 주말 및 공휴일에는 문을 닫아 불편함을 겪는 주민들이 생기고 있다.
▲ 주말 저녁 시간에 찾은 치안센터는 불만 켜져 있을 뿐, 문은 잠겨 있고 아무도 없었다(사진: 취재기자 하다빈).
작년 1월, 부산 진구 가야동에 사는 박모(27) 씨는 집에 가는 도중 수상한 남자가 따라오는 것을 눈치 채고 도움을 받기 위해 바로 옆 골목에 있는 치안센터로 발걸음을 돌렸지만 역시 문이 잠겨 있었다. 박 씨는 하는 수 없이 치안센터 입구 민원 신고 전화기로 여러 번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결국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다. 그녀는 "계속 전화해도 받지도 않는 신고 전화기는 그저 폼으로 있는 것 같다"며 "치안센터와 가까운 곳에 사는데도 범죄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안모(28) 씨는 자신의 주위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남일 같지가 않아 항상 불안하다. 그녀는 순찰팀이 완전히 구성되기 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치안센터에서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경찰은 도심 지역의 순찰을 강화하기 위해 순찰 업무를 전담하는 ‘광역 순찰팀’과 ‘기동 순찰팀’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찰청은 현재의 부족한 경찰 인력을 보완하기 위해 2017년까지 2만 명의 경찰관을 증원할 예정이며, 오는 8월까지는 광역 순찰팀과 기동 순찰팀의 운영 모델을 마련해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역 순찰팀은 100~200명 규모로 구성돼 112 신고 사건을 처리하는 지역 범죄 전담 조직이며, 기동 순찰팀은 40~50명으로 구성돼 그 규모는 작으나 치안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만 운영된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의 치안 체감도를 개선시키기 위해 증원된 경찰관을 순찰 업무에 집중 투입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이와 같은 현재의 경찰 인력 부족 문제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야간 자원 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주말과 저녁 늦은 시간까지 치안센터를 운영할 수 없는 대신, 지구대에서 야간 근무하는 직원을 더 늘리는 것이다. 부산경찰청 생활안전과 담당자는 “충원되는 인원이 많지 않더라도 신고가 가장 많이 몰리는 밤 9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충원된 경찰이 수시로 순찰하고 있기 때문에 그 효과는 매우 큰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고를 빠트리지 않기 위해 치안센터와 지구대로 연결된 전화기도 2대를 만들어, 2대 모두 통화 중인 상황이 아닌 이상 주민과 항상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담당자는 치안센터가 지역 주민의 편의를 위한 민원 상담 전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24시간 근무가 힘들다며 “현재는 인력 부족 탓에 치안센터에 배치되는 경찰관이 주간에만 한 명이라 야간과 주말에 근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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