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경위, 아내 스카프로 목 졸라 살해...자녀에게 "119 신고하라" 연극 / 신예진 기자
현직 경찰관이 홧김에 아내를 살해한 뒤 범행을 숨기려고 사고사로 위장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경북 영천경찰서는 이날 재산 문제로 아내 B(55) 씨와 다투다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사고로 위장한 혐의로 현직 경찰관 A(52) 경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경위는 아내 B 씨와 재혼해 살림을 꾸려왔다.
A 경위는 지난 22일 오후 39분께 경북 영천시 임고면의 한 저수지에서 아내 B 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사건 당시 A 경위는 B 씨가 몰던 승용차 뒷자리에 타고 있었다. B 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홧김에 B 씨가 맨 스카프로 목을 조른 것. 이 과정에서 B 씨가 몰던 차는 인근 저수지에 빠졌다.
차에서 혼자 탈출한 A 경위는 약 300m 떨어진 집에 걸어갔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A 경위는 자녀에게 “엄마가 물에 빠졌으니 신고하라”고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가 B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숨졌다. A 경위는 당시 “아내가 차를 몰다가 운전 미숙으로 추락했다”고 주장했다고 부산일보가 보도했다.
경찰은 아내를 구하지 않고 혼자 탈출한 A 경위의 행동에 의심을 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 씨의 부검을 의뢰했다. 역시나 B 씨의 사인은 A 경위가 주장하는 바와 달랐다. 국과수는 1차 부검 결과 B 씨가 질식사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놨다.
경찰은 지난 23일 저녁 A 경위를 긴급 체포했다. A 경위는 경찰이 부검 결과를 증거로 내밀자 범행을 시인했다. 한국일보는 A 경위가 아내 명의의 부동산 명의이전 문제로 다투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자세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경찰도 뽑을 때 인성검사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더 이상 억울하지 않도록 꼭 진실을 밝혀 달라”며 “경찰 간부가 분노조절 장애도 아니고 이게 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아내 B 씨의 친아들이라는 한 네티즌은 “계획적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고인이 된 친엄마는 최근에도 가정 폭력을 당했다”며 “어머니 사체 안면에 구타 흔적이 있었고 허리는 8주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A 씨는 전 부인에게도 이와 비슷한 일을 저질러 전 근무지인 울산에서도 징계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