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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가 혐오 발언의 자유?...온라인 혐오 발언 심각한 갈등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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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가 혐오 발언의 자유?...온라인 혐오 발언 심각한 갈등 요인
  • 취재기자 조윤화
  • 승인 2018.02.23 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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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이주민 등 절반 이상 ‘혐오 발언에 어려움 겪었다’...김부겸 의원, 혐오 표현 규제법 발의 / 조윤화 기자
온라인상에서 혐오 발언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마케팅 전문가와 여러 트랜드 북들은 올 한 해를 주도할 키워드로 가심비, 소확행에 이어 ‘싫존주의’를 제시했다. 싫존주의란 싫음마저 존중하는 주의의 줄임말로, 무언가를 싫어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에 불호(不好)까지 취향으로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개인이 싫어하는 취향이나 정치적 신념을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드러낸다는 이유로 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싫존주의가 특정 대상을 혐오하는 것마저 개인의 취향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가장 큰 문제는 싫어하는 취향을 드러내며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 발언을 거리낌 없이 한다는 것. 온라인상에는 오래 전부터 혐오 발언에 대한 자정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음에도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B급 며느리> 관련 영상에 달린 300여 개의 댓글 중 일부(사진: 페이스북 화면 캡처).
올 상반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사로잡은 영화 <B급 며느리>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의 출연자인 김진영 씨와 천호빈 씨는 영화 개봉 이후 홍보 차원에서 한국일보와 영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후, 해당 인터뷰가 SNS에 업로드되자, 해당 게시물에는 “페미랑 결혼하면 피곤해진다”, “결혼할 때 시댁에 경제적으로 의존한 거 생각 안 하고 조금만 희생해도 여성차별이라 욕한다”, “왜 남의 집 딸 X을 남자가 먹여 살려야 하나, 시댁에 안부 전화가 그리 힘들면 여자가 남의 집 아들 먹여 살려라”라며 여성 혐오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성 소수자는 온라인상에서 혐오 발언으로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성 소수자에게 혐오 발언을 가하는 행태는 비단 인터넷 커뮤니티뿐만이 아닌 일부 언론 보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한 매체는 자사의 공식 SNS에 ‘현역 군인 30여 명, 부대 안팎에서 동성 간 성관계’ 뉴스 리포트를 전했다. 이 매체는 “포르노 영화 찍냐?”는 동성애 혐오 발언을 게재했다. 이외에도 해당 매체는 “우엑”, “이해가 안 간다”와 같은 댓글을 계속해서 달았다. 이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논란이 일자, 이 언론은 “앞서 작성된 멘션과 댓글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고 인정하며 결국 공식 사과문을 게재한 바 있다. 한국에서 혐오 표현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2010년쯤이다. 이후로 여성,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을 향한 혐오 표현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혐오 표현 실태와 규제 방안’ 조사에 따르면, 혐오 표현을 접한 이후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장애인(58.8%), 이주민(56.0%) 성 소수자(49.3%) 절반 정도의 응답자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까지는 혐오 발언에 대한 처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지부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김치녀’ ‘한남충’ ‘맘충’과 같은 혐오 표현을 쓰는 이들은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지난 13일 혐오 표현 규제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될 시 혐오 표현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김부겸 의원은 "혐오 표현의 피해자들이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받고 있으며 지속된 혐오 표현은 소수자나 특정 집단에 대한 사회적 반감과 적대감을 키운다"며 “혐오 표현은 물리적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사회를 분열시킬 수 있어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편, 한국 사회의 만연한 혐오 문제에 대해 분석한 책인 <말이 칼이 될 때>의 저자 홍성수는 책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말할 자유를 누리고 싶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방치하면 안 된다”며 “가능한 많은 표현의 자유를 누리면 좋겠지만 그런 해악이 있는 말은 어쩔 수 없이 규제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자기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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