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지원액 31만~57만 원선, "자녀 돌볼 시간 부족하다" 호소...정부 지원책 마련 절실 / 김민성 기자
이혼한 후 아이를 홀로 키우는 부모 10명 중 6명이 전 배우자에게서 자녀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돌봄 취약계층 맞춤형 육아 지원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이혼으로 인해 영유아기 및 초등학령기 자녀를 혼자 키우는 한부모 가정 353가구를 지난해 설문 조사한 결과,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받는 경우는 28.0%, 부정기적으로 받는 경우는 9.3%였고, 전 배우자로부터 자녀양육비를 전혀 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62.6%나 됐다. 이혼한 기간이 가까울 수록 양육비를 받는 비율이 더 높았다.
양육비의 액수는 가족 구성원별로 차이가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어머니와 자녀로 구성된 모자 가구는 월평균 57만 5000원을 받고, 모자와 기타 구성원으로 구성된 가구는 47만 3000원을 받았다. 하지만 아버지와 자녀로 구성된 부자 가구는 31만 원, 부자·기타 구성원 가구는 33만 원을 수령한다고 응답했다.
한부모의 자녀 양육 부담을 영역별로 살펴본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부담이 4점 만점에 3.4점이었고, 이어 정서적 부담(3.0점), 신체적 부담(2.9점), 사회적 고립(2.8점), 가족관계 어려움(2.5점) 순이어서,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후 전 배우자와 자녀양육비 문제로 잦은 다툼을 겪었던 홍수정(47, 경남 양산시) 씨는 “두 자녀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새벽부터 일어나 일을 했었는데 아이들이 점점 크며 더 큰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돼 양육비를 전 배우자에게 요구했지만 떨떠름한 반응을 보여 결국 아이들을 매주 전 배우자와 만나게 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나서야 돈을 받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응답자들은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이유로 ‘양육비 이행 관련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전 배우자의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이혼해서 실제 지급이 어렵다’, ‘전 배우자와 확실한 단절을 원해 아예 양육비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비록 적은 액수라 할지라도 비 양육 부모가 정기적으로 자녀양육비를 지급하는 것은 아이의 입장에서 자신이 자녀로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부모 가족은 자녀 돌볼 시간이 모자라 어려움을 느낀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7.5%는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자녀를 초등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의 기본교육 보육 과정 외에 추가로 이용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부모 가족에게는 부모와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라며 “취업 한부모에게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시간제 근로, 육아휴직 등을 실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양육으로 취업조차 할 수 없는 한부모에게는 그 상황을 고려한 교육지원책, 취업지원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혼 후 한부모 가정이 경제적, 정서적 등 많은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에 네티즌들은 한부모 가정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관련 기사에는 “양육비를 끊으면 처벌을 할 수 있는 법안을 개정하자”, “월급통장에서 양육비를 자동이체되게 만들자”, “한부모 가정의 경제적 문제도 크지만 자녀와 함께 보낼 시간이 없다는 게 마음 아프다” 등의 댓글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