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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 3000원, 고슴도치 10만 원’ 대형마트에서 고통받는 반려동물...비좁은 우리, 조명, 소음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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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 3000원, 고슴도치 10만 원’ 대형마트에서 고통받는 반려동물...비좁은 우리, 조명, 소음 고통
  • 취재기자 조윤화
  • 승인 2018.06.0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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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대형마트 내부 동물판매 그만둬야"...충동적 입양으로 동물 유기 부추겨 / 조윤화 기자

대형마트에서 반려동물 판매가 이뤄지자, 동물 학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대형마트 내부 펫숍에서 판매하는 동물들은 비좁은 우리 안에서 소음과 밝은 조명에 시달리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대형마트 내부에서 판매되는 토끼, 고슴도치, 햄스터와 같은 동물들은 싼 값에 팔리는 경우가 많아 손쉽게 입양되거나 유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부산에 한 대형마트내 펫숍 현장. 우리 안의 애완동물들이 대형마트 내부의 음악 소리와 소음, 강한 조명에 노출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조윤화).

지난 31일 부산의 한 대형마트내 펫숍. 이곳은 햄스터, 고슴도치, 관상어, 토끼, 새 등 소동물 여러 종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햄스터의 경우 마리당 3000~1만 5000원, 관상어는 3마리당 2000원, 고슴도치는 10만 원이었다.

햄스터는 저마다 우리 내부에 비치된 작은 집에 들어가 꼼작도 하지 않아 우리 안을 들여다 보지 않고서는 찾기 힘들 정도였다. 햄스터 우리 위에는 강력한 조명이 내리쬐고 있었다. 햄스터는 야행성이다. 시끄러운 소리와 지나치게 밝은 조명을 비추는 대형마트 내부는 햄스터로서는 지옥이나 마찬가지다.

햄스터 우리 옆에는 다양한 종류의 관상어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서너 살로 보이는 아이가 엄마와 함께 관상어를 구경하고 있었다. 아이는 한 손에는 사탕을 쥔 채 다른 한 손으로 유리로 된 어항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이 옆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던 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행동을 말리지 않았다. "두드리면 아파요. 눈으로만 봐주세요"라고 적힌 팻숍 내부의 주의 문구가 무색했다. 급기야 아이가 손에 쥔 사탕을 어항으로 넣으려고 하자,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안아 들고 매장을 떠났다. 펫숍 직원은 판매대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어린 고객이 어항, 햄스터, 고슴도치의 우리를 두드려도 제재하지 못했다. 관상어가 있는 어항에 든 물고기 몇마리는 죽어 있었다.

대형마트 내부 소동물 판매금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해당 청원에 20일까지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동참할 경우 정부의 공식 입장을 듣게 된다(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대형마트 내부에서 동물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익명의 청원인은 ‘대형마트의 소동물 판매를 금지해주세요’를 제목으로 하는 청원을 지난달 21일 게재했다.

청원인은 “마트의 소동물이 판매되는 과정에서 학대에 가까운 수난을 겪는 일이 많다”며 “좁은 진열장, 지나치게 밝은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 소리, 지나다니는 사람들에 의해 소동물들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원인은 "대형마트에서 손쉽고 저렴한 가격에 귀여운 동물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로 대다수 사람이 고민 없이 입양을 결정한다”며 "이러한 점 때문에 햄스터, 고슴도치, 토끼 등 '기타 축종'의 유기 건수가 해마다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게재된 지 열흘 만에 1만 2000여 명의 동참을 이끌어내며 국민청원 추천목록에 상위에 랭크됐다.

동물권 단체인 동물자유연대는 대형마트의 동물판매업에 대해 오래전부터 반대 뜻을 고수해왔다. 해당 단체는 지난 2011년 4월경 ‘대형마트 동물판매 매장 관리 지침’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지만, 이 또한 동물복지에 입각한 최소한의 원칙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동물자유연대는 ‘대형마트 동물판매 매장 관리 지침’에서  ”대형 마트는 관리 기준 없이 판매하는 동물의 수와 종을 늘리고 있다"며 "더 엄격한 제한이 가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매용이든 다른 어떠한 목적으로든 대형마트는 살아있는 동물을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라고 강조했다.

동물판매코너에서 위생조차 확인되지 않은 커피 컵에 물고기를 담아 파는 국내 모 대형마트(사진: 동물자유연대 트위터 캡처).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대형마트 내부에서 소동물 판매뿐만 아닌 동물을 판매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동물을 판매할 경우 충분한 검토없이 충동적으로 애완동물을 구매해 결과적으로 동물 유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사육환경이 나빠 동물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인지를 못하는 것은 물론 소음과 조명, 비좁은 공간 등으로 인해 동물들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고 동물자유연대는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모 대형마트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물고기를 판매하기에 개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며 “대형마트가 열악한 동물사육환경을 방치한 채 마케팅을 하는 것은 살아있는 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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