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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보관함이 물품 보관소?”...일부 대형마트 반려견 보관함 운영 실태 ‘심각’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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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보관함이 물품 보관소?”...일부 대형마트 반려견 보관함 운영 실태 ‘심각’ 수준
  • 취재기자 조윤화
  • 승인 2018.04.20 05: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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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보관함에 푸들 9시간여 방치돼 논란...동물자유연대 “강아지 심리적 압박” 경고 / 조윤화 기자
반려견 보관함에 남겨진 갈색 푸들의 숨 가쁜 호흡으로 보관함 내부에는 물방울이 맺혀있다. 네이버 카페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의 회원이 공개한 사진(사진: 네이버 카페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 캡처).
대형마트 내부에 설치된 반려견 보관함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반려견 보관함이 동물 학대와 위험성 논란에 오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에는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모 대형마트 내부에 설치된 반려견 보관함에 갈색 푸들이 9시간여 방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네티즌들은 장시간 반려견을 방치한 주인과 대형마트의 반려견 보관함 운영 실태를 두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네이버 카페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의 회원 A 씨는 전주시에 위치한 모 대형마트 반려견 보관함에 ”푸들이 장시간 방치돼있다“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4시간 동안 기다리고 안내방송을 해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강아지가 어제부터 보관함에 있었다는데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A 씨가 첨부한 사진에 의하면, 갈색 푸들이 들어있는 반려견 보관함 내부에는 강아지가 마실 물이나 사료는 없었으며, 배변 패드만 깔려 있었다. 또한, 보관함에는 숨구멍이 3개밖에 뚫려있지 않아 갈색 푸들이 힘겹게 내뿜는 호흡으로 내부는 김이 서리다 못해 물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갈색 푸들은 애견 보관함에 방치된 지 9시간여가 지나서야 주인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서울신문 보도에 의하면, 갈색 푸들의 견주는 “강아지를 보관함에 두고 장을 보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급한 연락이 와 급히 충남 서천에 다녀오는 바람에 그랬다”고 언론에 전했다. ‘푸들 애견 보관함 장시간 방치’ 논란은 여러 커뮤니티로 번지면서 수많은 네티즌의 공분을 자아냈다. 가정 분양받은 푸들과 3년째 동고동락 중인 애견인 김모(49, 부산시 연제구) 씨는 “그 비좁은 케이스에 강아지를 두고 어떻게 9시간 동안 안 데리러 갈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강아지를 장 보는데 왜 데려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형마트도 애견 보관함을 설치해 놓고는 숨구멍조차 제대로 뚫어 놓지 않은 건 분명한 잘못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의 모 대형마트 내부에 설치된 반려견 보관함. 출입문을 통과해 코너를 돌면, 쓰레기통 바로 옆에 위치한 반려견 보관함이 있다(사진: 취재기자 조윤화).
지난 18일 오후 5시경 부산에 위치한 모 대형마트. 출입구로 들어가 코너를 돌면 곧바로 쓰레기통 옆에 위치한 반려견 보관함이 보인다. 강아지 사진과 함께 ‘애견 보관함’이라고 쓰인 종이가 보관함 위에 놓여있지 않았더라면 일반적인 물품 보관함과 다를 바 없다. 겉으로 보기에 애견 보관함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촘촘히 작게 뚫어놓은 숨구멍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애견 보관함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왼쪽 아래 측에 ‘물품보관함 이용안내’라고 쓰여 있다. 매장에서 물품보관함으로 사용하던 것을 숨구멍만 뚫어 반려견 보관함으로 재사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안내 글 맨 밑에는 "보관시간: 당일 오전 10:00~폐점시간"이라고 적혀 있다.
부산의 모 대형마트 내부에 설치된 반려견 보관함 내부 사진. 배변 패드 대신, 할인상품을 소개하는 종이 몇 장이 깔려 있다(사진: 취재기자 조윤화).
이날 방문한 대형 마트의 반려견 보관함은 마트 이용 고객 누구나 직원의 제재를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었다. 반려견 보관함에는 열쇠가 아예 꽂혀있었다. 반려견 보관함을 운영하는 몇몇 대형마트는 애완견 유기 등 여타 문제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견주의 이름과 번호를 사전에 받아둔 뒤, 보관함 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자가 방문한 대형마트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았다. 누군가 애완견을 유기할 목적으로 반려견을 보관함에 넣어 둔 뒤, 도로 데리러 오지 않는다면, 주인을 쉽사리 찾을 수 없는 건 불 보듯 뻔했다. 한편, 애견 보관함을 열어보니 배변 패드가 있어야 할 자리엔 할인 상품정보가 적인 종이가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대형마트 내부에 애완견 보관함이 필요하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관계자는 “보관함이라는 사전적 의미 자체가 물건을 관리한다는 뜻인데, 이는 기업에서 어찌 됐든 동물을 물건으로 보고 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대형마트 애완견 보관함 규격이 상당히 좁은데, 숨쉬기조차 어려운 공간에 반려견을 30분에서 1시간 정도만 두고 간다고 하더라도 반려견은 심리적 압박감을 상당히 느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이런 시스템(애완견 보관함)을 시행하려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을 따로 배치하거나 해야 하는데 몇 대형마트들에서는 인력조차 배치되고 있지 않다”며 “애완견 보관함 시스템 대신 대형마트 매장 내부에 반려견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 공간을 조성하는 식으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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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얀 2018-05-13 03:42:51
제정신이아니구만...아무리.직장에.일이생겨도 집에두고가야지 저게 주인이냐 진짜 세상엔 또라이들 만네 생각만해도빡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