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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정규직보다는 차라리 알바 뛸래" 프리터족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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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정규직보다는 차라리 알바 뛸래" 프리터족 급증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6.0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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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상승으로 정규직 월급과 큰 차 없어…“회사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남는 시간 쓰는 게 더 이익” / 정인혜 기자
취압난 심화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는 청년들이 증가하는 추세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극심한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는 ‘프리터족’ 청년들이 증가 추세다. 프리터족은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의 줄임말로, 특정한 직업 없이 돈이 필요할 때마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는 젊은 층을 뜻한다. 정모(27, 부산시 진구) 씨는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하루 11시간, 주당 55시간씩 일하면서 그가 받는 돈은 170여만 원 정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터라 4대 보험 등으로 빠져나가는 돈도 없다. 정 씨는 매달 100만 원을 적금하고 70만 원을 생활비로 쓴다. 2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1600만 원을 모았다고. 그는 “1년 넘게 취업 준비를 했는데도 안 되더라. 그나마 오라고 하는 회사는 130만 원도 안 주는 곳이 태반이었다. 단순 노동이라 머리 써야할 일도 없고, 책임감도 가벼운 아르바이트가 더 좋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직장 스트레스 받으면서 돈도 못 버는 친구들을 보니 내 인생도 썩 나쁜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상승도 프리터족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2020년에는 최저시급 1만 원 시대가 된다. 이모(30) 씨는 직장을 그만둔 뒤 헬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다.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일하면서 그가 받는 돈은 130만 원 남짓. 회사에서 받았던 월급과는 20여만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씨는 “이전 직장은 미래가 안 보여서 그만뒀다. 150만 원 받으면서 스트레스 받고 살 바에야 이렇게 아르바이트 하면서 하고 싶은 공부나 여행을 다니는 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최저시급이 1만 원까지 오르면 직장에서 받는 월급과 크게 차이가 날 것 같지도 않다. 정규직으로 취직한다고 해도 상황은 엉망진창 아니냐“라고 말했다. 지난해 포털 알바몬이 성인 알바생 1053명을 대상으로 프리터족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6%가 자신을 프리터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년도 같은 조사에서 31.8%였던 점을 감안하면 25%p나 증가한 것이다. 응답자 중 59.8%는 프리터족 증가 이유로 ‘너무 어려운 정규직 취업’을 꼽았다. ‘비자발적’으로 프리터 생활을 한다는 응답자는 55.8%나 됐다. 고착화된 취업난으로 어쩔 수 없이 프리터족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생계로 시작한 아르바이트를 직업으로 삼는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청년 취업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0.7%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인 지난 2008년보다 7.1%나 높아진 수치다. 그나마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도 상황이 나쁘긴 마찬가지다. 청년층 임금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지난해 8월 기준 35.7%에 달한다. 전체 세대 중 유일하게 청년층에서만 비정규직 비율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질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첫 직장의 임금 수준이 노동자의 10년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청년들이 저임금을 주는 중소기업에 입사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청년취업연구소 측은 “청년이 찾아오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일자리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며 “청년고용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프리터족 증가 현상은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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