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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마디 말보다 순수한 눈빛과 손짓은 더 울림이 크다...대만의 로맨스 영화 '청설'을 보고 / 김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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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마디 말보다 순수한 눈빛과 손짓은 더 울림이 크다...대만의 로맨스 영화 '청설'을 보고 / 김해림
  • 부산시 기장군 김해림
  • 승인 2018.09.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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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자신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상상해 본 적 있는지? 불만을 토로할 때, 연인과 달콤한 말을 주고받을 때, 말을 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대만영화 <청설>(2009년)은 청각장애를 지닌 언니와 동생, 그리고 한 청년이 손짓으로만 대화하며 그 속에서 사랑을 피우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청설>은 손짓과 감정에 중점을 둔 영화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두근두근 설레는 스토리로 많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주인공 양양(진의함)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수영선수 언니 샤오펑(천옌시)의 뒷바라지를 하며 항상 밝고 씩씩하다. 양양은 샤오펑이 올림픽 출전을 위한 수영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돈을 벌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양양이 샤오펑에게 줄 도시락을 주문하자, 수영장으로 도시락 배달 온 청년이 티엔커(펑위옌)다. 그는 도시락 가게를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랐고, 긍정적이며, 밝다. 티엔커는 수영장에서 양양을 보자마자 반하게 된다. 양양은 언니와 수화를 하고 있었고, 도시락 값 계산할 때도 티엔커와 수화를 한다. 어느 날 도시락 가게 앞에서 티엔커가 양양을 발견하고, 티엔커는 양양에게 도시락을 건넨다. 양양은 거절하다가 결국 도시락을 허겁지겁 먹게 된다. 양양은 형편이 넉넉지 않다. 그 뒤로 티엔커는 계속해서 양양에게 사랑의 마음을 표시하지만, 양양은 현재 언니 샤오펑을 돌봐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므로, 다른 것을 생각할 시간이 없어 그의 사랑을 받아주지 못한다. 하지만 티엔커의 오랜 표현 끝에 양양은 마음을 열고 그들은 수화로 서로를 알아가며 잘 지내게 된다. 티엔커가 부모에게 청각장애를 지닌 여자친구 정체를 말하게 되고, 부모님은 당황해한다. 하지만 아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아 부모는 그들의 교제를 허락한다. 그후 그들은 사랑을 키워가게 되고, 영화는 서정적으로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사랑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영화 <청설>은 수화는 음성언어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준다(사진: daBinsi, Creative Commons).
나는 우연히 대만 친구가 생겨 대만에 관심이 생겼고, 그 탓인지 <청설>을 보게 됐는데, 정말 때 묻지 않은 깨끗함이 느껴졌다. 영화에서 오로지 언니만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는 양양이 안타까우면서 존경스럽기도 했다. 그녀의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안 티엔커의 꾸준한 사랑표현은 영화를 보는 내내 순수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오로지 수화로 그들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한 연기자들이 정말 멋있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의 장면 대부분이 수화하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어느 영화 명대사보다 울림이 컸다. 진정 진심이라면 말 없이 모든 표현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속이 텅 빈 백 마디보다 진실 된 눈빛과 손짓으로도 마음이 통할 것이라는 믿음 역시 생겼다. 진짜 순수한 사랑을 느끼고 싶다면 영화 <청설>을 꼭 추천한다. <청설>은 꾸밈없는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관객들의 마음을 녹이고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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