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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을 난 꽤 자주 했다. 나는 내가 잘하는 것은 물론, 못하는 것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어했다. 부담감이 몸을 망가뜨렸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나는 지쳐갔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들을 바꿔보자고 마음먹었지만 막막했다. 무작정 서점에 갔다. 수많은 책 중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가 내 눈길을 훔쳤다. 보통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응원의 책이었다. 그 길로 책을 사와 읽고 또 읽었다. 세 번을 읽었다. 나를 조였던 숨통이 트이고 눈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세 부분이 있었다.
첫 번째, 이 책은 우리에게 미래를 불안해하지 말고 미래에 대한 엉터리 각본을 쓰지 말라고 한다. 그 엉터리 각본 때문에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래가 정 걱정된다면 해결책을 만들라고도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잘 안 되는 것이 실상이다. 미래의 일이 불안해 아무것도 못 하는 것보단 ‘안 되면 어때’ 하며 조금이라도 하는 편이 낫다. 우리는 불안함의 원인과 해결책을 당당히 맞서 찾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불안해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현재를 잘 살아야 미래에도 잘 살지 않을까?
두 번째, 이 책은 과거의 이별에 충분히 슬퍼하자고 한다. 수많은 이별을 겪으며 사는 우리가 과거의 이별에 충분히 애도해야 한다고 한다. 과거의 일에서 오는 감정은 묻어도 다시 새어 나와 우울이라는 웅덩이가 되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서 내가 더는 어찌하지 못하는 일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충분히 슬퍼하고 그 이후엔 털고 일어나면 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되고 좋았던 일은 또 하면 된다. 과거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현재를 열심히 살고 만족하자. 하루하루가 재밌고 미래가 기대될 것이다.
세 번째, 이 책은 나 자신을 잃지 말자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써야 하는 유일한 존재는 나 자신뿐이라고 한다. 한 때 나도 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지쳤다. 책을 읽으면서 나를 잃는다는 게 얼마나 바보 같은지를 알았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나를 위해 조금은 이기적으로 살아야 하며 내 몫은 내가 챙겨야 한다는 것을 나는 느꼈다.
인생은 남이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결국 혼자 결정해서 살아가야 한다. 내 맘대로 살면 된다. 더는 남들 눈에 비치는 나를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조금은 무책임하게, 이기적으로. 이게 인생을 편하게 살 수 있는 지혜 아닐까? 이걸 빨리 알게 된 난 운이 좋은 사람이다. 이 책을 만나 운이 좋은 내가 이 책 속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이거다. “광복, 당신 내면에 의식의 빛을 되찾는 일. 오랫동안 붙들려 있던 당신에게 해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