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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향심만으로 부산 사람들을 붙잡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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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향심만으로 부산 사람들을 붙잡지 못한다
  • 이수영
  • 승인 2013.01.16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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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조치원에 사는 이용태(49) 씨는 부산이 고향이다. 하지만 그는 사업을 하기 위해 15년 전 부산을 떠났다. 부산에 비해, 조치원은 땅값도 쌌고 서울과의 거리도 가깝기 때문에, 사업하기에는 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자신의 가족이 함께 있고, 부산보다 더 조용하고, 복잡하지 않는 조치원이 좋아서 부산으로 돌아 올 의향은 없다고 한다.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는 서성진(27) 씨도 고향이 부산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부산보다는 서울에서 공무원을 더 많이 뽑았기 때문에 서울에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그는 지금 서울에 살고 있다. 그는 고향 친구들이 그리워 부산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했을 뿐 부산으로 돌아 올 의향은 없다고 한다. 그는 “만약 나이가 들어 제가 일을 그만 뒀을 경우라면 모를까, 지금 서울에서의 삶이 만족스럽고 좋아요”라고 말했다. 이윤학(30) 씨는 부산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열성팬이며 부산이 고향이다. 그러나 그는 현재 서울에 살고 있다. 그는 대학 입학과 취업을 모두 서울에서 했고, 그래서 서울에 살지만, 롯데 야구팀만 생각하면 항상 부산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야구보다 눈앞의 현실이 더 중요하다. 그는 고향 사람들과 함께 부산에서 야구팀을 응원할 수는 없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공식 팬클럽인 ‘롯데사랑 거인사랑'에 가입하여 서울에서도 롯데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 부산 사람들의 부산 사랑에는 롯데 야구가 한 몫을 한다. 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2008 삼성PAVV 프로야구' 올스타전 베스트10 팬 투표 2차 집계에 따르면, 전체 1위 외국인 외야수 카림 가르시아 등 롯데 선수 10명이 포지션별로 1위를 달렸다. ‘롯데사랑 거인사랑'에 가입한 또 다른 회원 김길환(36) 씨는 부산이 고향이며 부산에 살고 있다. 그는 열렬한 부산 사람이다. 그는 “부산 사람들끼리 뭉쳐서 롯데야구팀을 응원하면 신이 나죠. 응원하다 보면, 내 고향 부산이 더 사랑스러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길환 씨는 응원을 함께 해 온 사람들이 직장 때문에 다른 도시로 떠나면 마음이 쓸쓸하다고 한다. 그는 “현실적으로 야구보다는 가족 생계가 먼저 아니겠어요”라고 덧붙였다. 부전동에 사는 박옥근(54) 씨도 고향인 부산을 떠나고 싶지 않다. 그는 다른 지역보다 교통도 편리하고 물가도 싼 부산이야말로 살기 좋은 곳인데 부산을 떠나 타 지역으로 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박옥근 씨는 “물론 직장 문제로 떠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부산이 싫어서 떠나는 사람은 분명 없을 겁니다. 나는 계속 부산에서 살 겁니다”라고 말했다. 사직동에 사는 ‘부산사랑동호회' 회원인 박성배(37) 씨는 부산이 너무 좋아 부산사랑동호회에 가입했다. 그는 “부산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만남도 갖고, 부산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보면, 부산을 더 사랑하게 되요”라고 말했다. 또 그는 “답답할 때 가까이 있는 바닷가를 찾을 수도 있고, 물가도 다른 곳보다 싸서, 부산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에요”라고 말했다. 반면에, 부산이 고향이면서도 꼭 부산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적은 부산 출신 젊은이들도 있다. 해운대에 거주하고 있는 윤상이(22) 씨는 고향인 부산을 떠나고 싶어 한다. 지금은 다니는 대학이 부산에 있기 때문에 부산에 살고 있지만, 기회가 있다면 일자리도 많고 놀 거리도 많은 서울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서울은 국제화 시대에 맞춰서 점점 발전되는데, 부산은 성장 속도가 느린 것 같아 싫어요”라고 말했다 부산 개금에 거주하고 있는 김유민(23) 씨도 부산을 떠나는 것이 꿈이다. 그녀는 기회만 있다면 서울 남자와 결혼해서 서울에 살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외국여행 중에 만난 서울 남자들은 부산 남자와 다르게 다정다감했어요. 나는 가급적이면 서울 남자를 남편으로 만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타지 출신이면서 부산이 좋아 부산으로 이사 온 사람도 있다. 감전동에 사는 김상희(42) 씨는 부산이 좋아 서울에서 살다 부산으로 이사했다. 그녀는 서울에서는 월급을 꼬박꼬박 모아도 집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서울보다 싼 집값 때문에 부산에서 쉽게 집을 살 수 있었다. 김 씨는 “정 많고 따뜻한 부산 사람들이 좋아 지금은 누구보다 부산을 더 사랑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부산 시청 인구정책 담당자 이송은 씨는 부산 사람들의 부산 사랑이 점점 작아지는 것 같다고 한다. 그녀는 “요즘같이 살기 바쁜 시대에 고향 사랑이다, 애향심이다 하기보다는,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 부산 사람들이 부산을 많이 떠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이 고향이지만 타 지역에 살고 있는 부산 사람들을 위해서 ‘부산시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부산 이야기'라는 책과 관광지 홍보 비디오를 만들어 필요한 곳과 사람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이는 물론 인구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송은 씨는 “애향심만으로 부산 인구 감소를 막지는 못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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