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교양 시간에 주어진 시간 1분 동안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을 최대한 쓸 수 있는 만큼 많이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굉장히 단순하고 쉽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좀처럼 생각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 설문조사에 응한 사람들 중 몇몇 사람은 행복한 순간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고 노래, 게임 이렇게 단답형으로 답했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존재했다.
유엔이 매년 발표하는‘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0~10점 만점으로 매긴‘행복체감도’에서 5.875점을 기록해 조사 대상 157개국 중 57위를 기록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는 32위, 거의 꼴찌를 차지했다.
행복수준은 꼴찌인 반면, 2019년 기준 국내 총 생산(GDP) 국가별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경제수준에 비해 행복수준이 한참 뒤처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학업 스트레스, 어려운 취업난, 직장 스트레스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나는 고등학생 때 입시 경쟁이 마지막 치열한 싸움일 줄 알았다. 대학에 들어가면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와보니 0.1점 차로 울고 웃고 성적에 연연해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학교를 다니다보니 배움이란 기쁨은 맛 볼 틈도 없이 하루하루 그저 성적에만 목숨 걸고 사는 내 자신이 너무 힘들고 피곤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은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보다 새로운 지식 습득을 통해 내가 한층 성장한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전에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아가는 ‘배우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설사 내가 좋은 점수를 못 받았다고 내 인생은 불행하거나 행복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좋은 점수를 받아도 배움에 대한 호기심이 없고, 그저 점수를 위해 억지로 공부한다면 행복하지 않은 삶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행복은 생각보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주변 가까이만 들여다봐도 아주 소소하고 확실하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소확행’이 존재한다. 잠시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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