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비아이 마약의혹 전담팀' 구성해 재수사
보이그룹 아이콘 전 리더 비아이(김한빈)의 마약 스캔들이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 비아이의 마약 의혹으로 YG의 수장인 양현석이 궁지에 몰렸다. 소속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이를 덮기 위해 타인을 협박하고 회유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양현석은 YG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지만, 국민들의 YG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양현석은 14일 YG 공식 홈페이지에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양현석은 이번 사건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았다”면서 "현재의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양현석은 비아이의 마약 투약 의혹의 정점에 서있는 인물이다.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는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양현석을 꼽았다. 그는 지난 4일 방정현 변호사를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에 비아이의 마약 투약을 신고했으며, 마약 투약을 비롯한 과거 경찰 수사 당시 YG의 개입 등 각종 증거를 건넨 바 있다.
한서희는 14일 본인의 SNS를 통해 “제가 염려하는 부분은 양현석이 이 사건에 직접 개입하며 협박한 부분, 경찰 유착들이 핵심 포인트”라면서 “제보자가 저라는 이유만으로 저한테만 초점이 쏠릴 것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종합하면 이렇다. 한서희는 2016년 4월께 비아이와 함께 대마를 흡입했고, 비아이가 마약류로 지정된 환각제인 LSD를 요구해 과거 아이콘의 숙소 앞에서 비아이에게 이를 전해줬다. 비아이는 숙소 앞에 있는 현금인출기에서 직접 현금을 찾아서 줬다.
이후 한서희는 2016년 8월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경찰 조사 당시 비아이에게 LSD를 건넸고, 함께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그는 3차 신문 당시 ‘비아이에게 마약을 전하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그 덕에 비아이는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고 혐의를 벗어났다. 경찰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문제는 한서희가 경찰 진술을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양현석이 사옥으로 한서희를 불러 변호사를 선임해주고, 말을 바꾸도록 강요했다는 것. 방정현 변호사는 KBS를 통해 “YG 대표가 2016년 당시 제보자(한 씨)로부터 비아이의 마약 투약 관련 이야기를 들은 뒤 YG 사옥으로 제보자를 불러 휴대전화를 빼앗고 ‘너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쉽게 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방 변호사에 따르면, 양 대표는 또 “우리 소속사 연예인들은 당장 마약 검사를 해도 나오지 않는다”며 “주기적으로 마약 검사를 하고, 만약 마약이 검출되면 일본으로 보내서 마약 성분을 빼낼 수 있기 때문에 검출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경찰은 '비아이 마약의혹 전담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수사의 흐름상 필요하다면 양현석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