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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문학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대학생 스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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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문학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대학생 스타 작가
  • 취재기자 박현주
  • 승인 2015.11.04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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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 김민준 씨, <계절에서 기다릴게> 등 수필성 글로 폭발적 독자 반응
최근 SNS를 통해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금은 방송에도 출연할 만큼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른 하상욱 시인이 있다. 그 외에도 반전 시인으로 유명한 <읽어보시집>의 최대호 작가, 빵 터지는 웃음과 함께 격한 공감을 자아내는 <이환천의 문학살롱>의 이환천 작가 등이 SNS에서 많은 사람들의‘좋아요’를 얻으며 혜성처럼 사람들의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심상치 않은 글을 쓰며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또 한 명의 작가가 있다. 바로 올 봄에 출간된 <계절에서 기다릴게>의 저자 김민준(26) 씨다.
▲ 인스타그램 스타 작가이자 <계절에서 기다릴게>의 저자 김민준 씨(사진: 김민준 씨 제공).
김 씨는‘SNS 작가’라는 사회 트렌드가 형성되기 전, 소셜 네트워크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에 일기처럼 글을 써서 올렸다. “아주 조금만 마음을 달리 하면,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기회와 변화 역시도 대단히 원대하게 추구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간절함이 되레 더 큰 걸림돌이 되는 순간도 허다하니까. 구태여 힘들게 180도까지 변화할 필요 없다. 단 1도의 차이로도 삶은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생각만 해도 좋을 것. 마음을 주면서 보답을 바라지 말 것. 물질적인 욕구가 감정을 초월하지 않게 할 것.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것. 나의 사랑으로 인해 상대가 다치지 않게 할 것. 하여 위 다섯 가지 원칙을 지키기 위한 마음가짐은 반드시 사랑으로서 존중 받도록 할 것.” 이러한 그의 글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읽고 있으면 가슴 한 구석이 절로 뭉클해지는 기분이다. 소박한 이야기들도 작가님의 손을 거치면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뜨거운 반응이 입소문까지 불러 일으켜, 김 씨는 자연스레 SNS 스타 작가로 거듭나게 됐다. 처음에 김 씨는 사람들에게 주목 받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어느 새 독자님들도 많이 생기고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셨다. 옛날에는 부끄러워서 도망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반갑게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잘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한결같은 자세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쓰며 독자들과 훈훈한 소통의 창을 열고 있다.
▲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있는 김민준 작가의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사진: 김민준 작가 @mjmjmorning 인스타그램).
그 후, 김 씨는 2014년 10월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연재했던 글들을 중심으로 내용을 꾸린 독립 출판물을 출간하게 된다. <추억으로 남기려거든 반드시 한 걸음 물러설 것>이란 제목의 이 책은 SNS에서 자신의 글을 읽는 독자들의 연령에 맞추어 펼쳐낸 것이다. 김 씨는“책 내부에 이렇다 할 디자인이나 편집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를 테면 여성분들의 민낯처럼 그 상태, 그대로의 글이 담겨 있다”며“독립 출판물만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직접 발품을 팔아 인쇄소를 찾아다니다가 발달 장애 아동들이 인쇄와 제본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어 그곳에 인쇄를 의뢰했다고 한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독자분들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셈이고 독자분들 역시 발달 장애 아이들이 열심히 엮어준 책으로부터 똑같은 마음들을 받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김 씨의 말에서 속세에 때 묻지 않은 그의 깨끗한 심성이 엿보인다.
▲ <추억으로 남기려거든 반드시 한 걸음 물러설 것> 책과 내용 중 한 구절(사진: 취재기자 박현주).
착하게 사는 사람에게 행운이 따른다고 했던가. <추억으로 남기려거든 한 걸음 물러설 것>이란 책을 낸 이후로 김 씨에게 몇몇 출판사들이 연락을 취해왔다. 하지만 그 당시 김 씨는 아직까지 정식 출판을 하는 것은 조금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바꿔준 것이 <계절에서 기다릴게>의 출판을 담당한 <프로젝트 A>의 대표 두 분이었다. 김 씨는“글을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라 진지한 태도로 읽어주신 것이 너무 감사했다”며“스스로 중요한 기회라고 여겨져 정식 출판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2015년 4월에 출판된 <계절에서 기다릴게>의 제목에서도 김 씨만의 감성이 절절하게 녹아 들어있다. 사랑이라는 감정에도 계절처럼 여러 가지 온도의 상황이 있다고 느낀 그는 사계절을 느끼는 것처럼 사랑에도 다양한 관점과 태도가 존재한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했다. 시도는 성공적이었으며, 김 씨의 꾸밈없이 담백한 표현이 그의 생각들을 잘 살려주어 별다른 홍보 없이도 초판에 모든 책이 소진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 <계절에서 기다릴게> 책과 김 씨가 가장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사진: 취재기자 박현주).
가장 많은 이들이 김 씨에게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독립출판물을 만들다가 정식 출판까지 하게 되었나 하는 것인데, 이유는 딱 하나, 글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 씨는 “오직 작가를 만드는 것은 글을 쓰는 행위 단 하나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과연 그는 언제부터 글을 쓰게 된 것일까.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연히 읽었던 안도현 시인의 시집이 그가 인생의 방향키를 잡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그때 처음 접한 시집에 완전히 푹 빠져서 며칠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집에 틀어 박혀 시집만 읽었다고 한다. 방황도 많이 하고 학업에 큰 관심도 없었던 고등학교 시절이 그에게는 처음으로 학교를 다니면서 무엇이 되고 싶다고 느꼈던 순간이었다. 그 후 제대로 마음먹고 시를 썼던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였으며, 그는 전국에서 열리는 백일장의 상이란 상을 거의 휩쓸고 다녔다며 농담처럼 말했다.
▲ 김민준 작가가 고등학교 시절 썼던 글.
김 씨는 대학생이다. 그는 현재 한양대 신문방송학과에 4학년 재학 중이다. 그동안 받았던 상들로 문학 특기자 전형을 지원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문들을 폭넓게 공부하고 싶었던 그는 불어과에 처음 진학했다. 조금 더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글의 폭도 넓어질 거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불어과에 가보니 학원 교육처럼 수직적이고 획일적인 방식에 지루함을 느낀 그는 전과를 결심하게 된다. 김 씨는“문학이라는 세계를, 그리고 책이라는 영역을 보다 매체학적인 관점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문방송학과로 과를 옮기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아직 대학생인 그가 글을 쓰면서 학업을 병행한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지금은 교정과 편집, 디자인을 출판사에서 맡아주니 조금 더 편하게 글을 쓰고 있지만 혼자 1인 미디어 형식으로 독립 출판물을 만들 때는 많이 버거웠다고 김 씨는 토로했다. 그 시기, 3학년이었던 그는 한창 과제도 많을 때 글만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책도 만들고 유통에 배송까지 해야 하니 하루에 잠을 두 세 시간밖에 잘 수 없어 괴로웠다고 한다. 김 씨는 현재 작가로서 자신이 겪고 있는 삶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시(詩)는 공감의 영역에 속하든 속하지 않든 작가가 느낀 마음을 표현하는 것인데 독자들과 괴리감이 생길까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가장 힘든 것은 작가 고유한 개성과 독자들의 공감 사이에 올바른 균형을 형성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 모든 시련과 고뇌를 극복하고 인내하며 김 씨가 작가로서 글을 쓰는 이유가 있다. 첫 째 이유는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는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이며, 둘째 이유는 자신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 덕분이란다. 자신의 글을 읽고 내면과 깊이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고맙다는 독자들의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하다고 김 씨는 덧붙인다. 그는 조만간 또 한 권의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여행하는 동안 들었던 생각들에 대한 기록인데, 꾸밈없이 제가 쓰고 싶은 내용들을 표현할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신작을 통해서 <계절에서 기다릴게>와는 또 다른 제 생각들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린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위대한 작가가 되기보다는 글을 통해 사람들이 평소 잊고 있었던 소박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감정들을 일깨워 주고 싶다는 김민준 작가. 구체적인 목표 같은 것은 없지만 아마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잔잔한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있을 것이고, 그러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그의 말끝에서 새로운 계절의 바람이 불어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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