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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포드의 '로봇의 부상'은 미래 인간의 존재가치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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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포드의 '로봇의 부상'은 미래 인간의 존재가치를 묻는다
  • 부산시 해운대구 김강산
  • 승인 2019.06.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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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개봉한 영화 <아이로봇>은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로봇이 반란을 일으켜, 인간들이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된 미래는 2035년. 개봉 당시에는 그 시기가 멀게 느껴졌을지 모르나, 지금은 20년도 채 남지 않는 근미래가 됐다. 당시에 그 영화를 보며 받았던 섬뜩함은 로봇과의 전쟁이 주는 ‘가상적 상황’에서 기인했다면, 2019년 현재 내가 <아이로봇>을 떠 올리며 받는 감정은 실제로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마틴 포드의 <로봇의 부상>을 읽으며 이와 같은 로봇에 대한 거부감과 공포는 더욱 커져만 갔다. 4장 중에는 아버지도 모르는 딸의 임신 사실을 파악한 빅데이터 사례가 나온다. 이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정보가 수집된다는 건 작년 한 해 큰 화제가 되었던 국가의 감청보다 더 심각한 문제 같다. 그리고 이런 기술들은 이미 우리 근처에 너무나도 가까이 다가와 있다. 실제로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페이스북’만 봐도 그렇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며, 메신저를 사용한다면 근처에 있는 페이스북 유저들의 현재 위치, 과거의 위치까지 알려준다. 이는 악용하려면 그 끝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악용될 소지가 있는 기술이다.
로봇은 미래 인간의 존재 이유를 위협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로봇은 미래 인간의 존재 이유를 위협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신뢰’의 이동도 큰 문제 중 하나다. 책에서 언급되는 빅데이터, 의료기술 등의 파트를 읽다보면 인간보다 신뢰받는 로봇이 등장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오래 살아 봤자 100년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사람과, 몇 백, 몇 천 년의 무한대 기록을 담을 수 있는 로봇을 비교하면 로봇이 더 믿음이 가는 존재가 된다. 정보의 정밀성에서 인간과 비교가 불가능한 로봇이 더 신뢰받는다. 종국에는 인간이 할 일이 없어지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지금도 이미 로봇이 인간의 능력을 압살하는 분야가 존재하는데, 여기서 기술이 더 발달한다면 인간은 존재가치를 잃어갈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책에서 언급된 ‘중간층’의 상실과 연결된다. 이대로의 발전이 이어진다면 인간은 단 두 분류의 사람만 존재하게 된다. 로봇기술을 보유하고 활용하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 극단적 사회계층화는 늘 파국을 부른다. 여태까지의 이런 사회분리는 그나마 해결책이라도 존재했지만, 로봇의 발달로 이루어진 미래에서는 이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이처럼 걱정만 쌓여가는 것 같다. 그렇기에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그 답에서 ‘희망’을 찾고 싶다. 철학적이라면 철학적이고, 기술적이라면 기술적일 수 있는 물음이다. 갈수록 발전해나가는 로봇기술. 그리고 인간. 만약 발명되는 로봇에게 모든 명제에 우선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를 프로그래밍한다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없고, 어떤 상황이든 인간에 해를 끼치지 않게 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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