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동네 슈퍼로
큰 시내가 아닌 아파트 단지 가까기에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이나 중소마트가 많이 입점하면서 소비자가 대형마트까지 갈 필요가 없어졌을뿐더러 무조건적으로 대형마트가 싸다는 인식도 줄어들었다.
PB상품의 반란
마트에서 저렴한 제품을 고르면 보통은 PB상품이 가장 저렴하다. PB상품은 대형마트가 독자적으로 주문해서 자기들 마트 상표를 붙인 상품이다. PB상품은 브랜드 상품보다 질은 좀 떨어질지 모르지만 값이 싸다. 브랜드제품을 찾는 사람들에겐 그저 비지떡 같은 제품에 불과했던 PB상품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의 PB상품 브랜드인 ‘노브랜드’는 브랜드 없음을 강조하는 이름을 가지고 출시됐다. 4L 용량의 세제가 2,400원, 물티슈 100매가 800원으로, 가격은 저렴함을 넘어선 초저가이고 양은 대용량을 넘어서 이른바 ‘짐승’ 같은 용량이다.
보험도 불황형보험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지자 보험해약률도 크게 높아졌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작년 생명보험 해지환급금은 지난 9월 기준 13조 7,000억 원이 넘었다. 경기불황으로 생명보험 해약이 많아지자, 보험회사에서는 이른바 ‘불황형 보험’을 내놓기 시작했다. 동양생명과 신한생명은 해지환급금을 줄이고 다른 상품보다 가격이 15% 정도 저렴한 상품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홈쇼핑에서도 불황이 보인다
홈쇼핑에도 불황형 소비 바람이 불고 있다. 2014년 CJ오쇼핑의 히트상품 10위의 평균 가격은 10만 7,000원이었는데 2015년에는 8만 9,000원으로 평균가격이 2만 원 정도 낮아졌다. 히트상품 중 최고가 상품도 2014년에는 30만 원 선의 겨울코트였으나 2015년에는 14만 8,000원의 린넨 수트로 15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 이 같은 통계만 봐도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얼마나 어려워졌는지 알 수 있다.
비행기도 싼 게 최고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것도 불황형 소비 중 하나다. 저가항공의 시장 점유율은 49%로 저가항공은 이미 소비자의 가까이에 와있다.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서비스나 다른 혜택이 메이저 항공사보다 뛰어나지 않아도 가격이 저렴해서 저가항공사를 이용한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박진희(29, 서울시 중구) 씨는 저가항공을 자주 애용한다. 박 씨는 "부자가 아니기 때문에 저가항공을 이용한다. 여행 가는 동안은 조금 불편하지만, 그래도 다른 항공사보다 훨씬 저렴하고, 그렇게 아낀 돈으로 여행지에 가서 더 쓸 수 있다. 비행기 타는 동안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전한 내 것이 아니라도 괜찮아, 렌탈상품
렌탈 상품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가 감당하기 힘든 무거운 구매보다 가볍게 이용할 수 있는 대여를 찾게 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유행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제품 교체 시기도 빨라졌다. 이 같은 이유로 렌탈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대여할 수 있는 제품도 매우 다양해졌는데, 비데, 정수기를 넘어서 공기청정기, 흙침대, 안마의자에 자동차까지 장기대여가 유행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렌탈시장은 2014년 10조 원 규모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