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중심을 외모에 두는 사고방식을 의미하는 ‘외모지상주의’가 깊게 스며들어있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face와 spec의 합성어인 페이스펙은 ‘외모도 스펙이다’라는 뜻이다. 2015년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기업 인사담당자 880명을 대상으로 ‘채용 시 지원자의 외모 평가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가 외모를 평가한다고 답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외모지상주의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날 때 외적인 모습을 보고 첫인상을 판단하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요소는 외적인 것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는 이러한 상태를 넘어서서 타인의 외면만을 보고 쉽게 평가하고 아무렇지 않게 비판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왜 이런 문화가 나타나는 것일까? 나는 대중문화의 발달이 다양한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미디어를 통해 보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예쁘고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TV 프로그램조차도 SNS를 통해 외모만 보고 섭외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게 해서 TV에 출연하는 사람들에 익숙해지면서 외모지상주의가 형성되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꾸밈 문화를 보면 외모지상주의가 더 심각하다. 요즘 중고생들은 학교에 가면 화장을 하고 거울을 보고 있는 것이 일상이다. 나 또한 어린 시절에는 그랬다. 주변에 외모를 꾸미는 친구들이 많아질수록 이 현상은 더욱 심각해진다. ‘다른 친구들은 다 하는데 나만 안 꾸미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점점 이 꾸밈 문화에 빠져 가는 것이다.
심지어 요즘에는 초등학생 때부터 화장을 시작하기도 한다. 동생과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초등학생인 동생이 화장품을 갖고 싶다고 했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왜 화장을 하려고 하냐고 나무라면서 그런 동생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자 동생은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다 화장하고 꾸민다며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본인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생의 이런 모습을 보고 나는 사회의 기준에 맞춰 가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느껴져 안타까웠다.
2018년에 방영된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외모지상주의의 중심에서 고통받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못생긴 외모탓에 힘들게 지내온 주인공 ‘미래’는 성형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길 원했다. 하지만 성형 후 외적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자존감이 떨어져있던 상황에서 대학 생활을 하며 진짜 아름다움은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배운다.
이렇듯 우리는 외모지상주의가 아닌 외모 다양성을 추구하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 또한, 외적인 부분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갖추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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