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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꼼수, 결석 회피용 ‘꾀병 진단서’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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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꼼수, 결석 회피용 ‘꾀병 진단서’ 극성
  • 취재기자 최영민
  • 승인 2016.01.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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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확인서 등 제출해 학점 편법 취득....제재 방안 없어 학교는 수수방관
대학생 박모(25) 씨는 다른 친구들보다 병원을 자주 들리는 편이다. 그 이유는 정말 아파서가 아니다. 박 씨는 전날 과음하거나 밤 컴퓨터 게임하다가 늦잠 잔 경우에 내과 등에서 진단서를 받아 학교에 제출하면 결석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평소에도 장이 안 좋은 편이기 때문에 장이 아프다고 하면 쉽게 진단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모(22) 씨도 학기 중에 병원을 이용하는 일이 잦다. 최 씨도 병원에 가서 대충 어디가 아프다고 말하고 진료확인서를 받아 학교에 제출하면 출석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최 씨는 “이런 일이 잘못된 일이긴 하지만, 출석이 성적에 중요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씨와 최 씨처럼 진단서, 진료확인서, 심지어 처방전을 학교에 제출하여 출결 처리를 받는 방식은 학생들이 애용하는 이른바 ‘꼼수 출석’ 중 하나다. 이는 출결 점수에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함인데, 현재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꾀병 진단서를 무분별하게 이용하고 있다. 진단서는 의사가 건강상태를 증명할 목적으로 진찰 결과나 결과를 바탕으로 한 판단을 기재하여 작성한 문서다. 진단서는 병세에 대한 의사의 확인서 같은 것이기기 때문에 비용도 들고 의사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상 진단서를 쉽게 발그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진료확인서는 다르다. 진료확인서는 말 그대로 병원에서 진료했다는 내용의 문서라서 사람의 건강상태를 증명하기 위한 문서는 아니므로 병원 진료만을 확인해 주는 문서다. 결석 처리를 피하려는 수단으로 학교가 요구하는 것은 진단서지만, 이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귀찮아 하는 교수들 때문에, 진단서대신 발급받기 쉬운 진료확인서나 처방전이 자주 활용되는 것이다. 대학생 김모(26) 씨는 “진단서는 의사들이 잘 안 써지기 때문에 진료확인서와 처방전을 주로 받아서 학교에 제출한다”며 “저번엔 진료확인서를 받을 심산으로 학교 주변 내과를 갔는데 의사가 '진료확인서가 필요해서 왔느냐'고 먼저 물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이렇게 갖은 수를 써서라도 결석을 피하려는 이유는 당연히 성적 때문이다. 전국 대부분 대학에서는 한 학기 중 수업의 3분의 2, 혹은 4분의 3 이상을 출석하지 않으면 그 교과목의 학점을 취득할 수 없다는 것을 학칙으로 삼고 있다. 거기에다 수업 성적 산출에 대부분의 교수들이 출석 점수를 포함하기 때문에 결석 한 번으로 성적 등급이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학생 윤모(21) 씨는 예전에 출석 점수 때문에 중간, 기말고사를 아주 잘 치고도 성적을 안 좋게 받았다. 그는 “그 이후로 결석을 잘 안 하긴 하지만 중요한 약속이 생기거나 할 때 꼭 진료확인서로 출석 처리를 받는다”고 말했다.
▲ 진료확인서에는 용도를 적게 되어 있는데 그 곳에 ‘학교 제출용’으로 적으면 그만이다(사진: //www.reportshop.co.kr).
만약 병원에서 내준 진단서가 의사가 보험료를 타기 위한 용도 등 범죄에 사용하기 위해 ‘고의’로 작성된 허위진단서라면 형법 제233조(허위진단서 등의 작성)에 따라 처벌받는다. 하지만, 밤을 새거나 과음을 한 상태에서 두통이나 복통을 호소하는 학생 환자가 진단서를 요구하면, 의사는 그 상태에 대한 진단서를 발급해 줄 수밖에 없다. 대학교 주변에서 내과 병원을 운영하는 권모 의사는 “두통이나 복통 등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어 환자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몰아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간호사 한모(28) 씨도 의사 진료 후에 학교 제출용으로 진료확인서를 뽑아달라는 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한 씨는 “누가 봐도 건강한 상태인데 그러는 학생들을 보면, 내가 다 얄미워서 주사라도 한 방 놔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명확하지 않은 학칙과 교수마다 다른 애매한 출석 기준도 문제다.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에서는 학생이 질병과 상해 등의 이유로 결석했을 경우 일련의 확인 절차를 거치면 출석을 인정해주고 있다. 확인 절차는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이 질병과 상해에 관한 ‘증빙서류’를 학교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여기에서 질병과 상해는 등교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학칙은 애매한 부분이 많다. 위에서 말한 증빙서류는 학생 본인의 상태가 등교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서류인데, 학생들이 자주 제출하는 진료확인서나 처방전은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없어 증빙서류로 보기는 힘들다. 진단서가 학칙에서 말하는 증빙서류에 가까운데, 진단서로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 받으려면, ‘등교가 힘들 정도의 상태’라는 학칙이 정한 기준에 이르는 질병을 증명해야 한다. 등교가 힘든 정도의 개인 건강상태는 이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도 없어 학칙으로 규정하기란 쉽지 않다. 국내 유명대학인 K대 학사관리팀 관계자는 “증빙서류란 일반적으로 진단서를 말하긴 하지만, 진료확인서가 불가하다는 규정도 따로 없다”며 “질병과 상해로 인한 학생들의 상태는 해당 교수의 판단으로 대부분 이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K대에 재학생 김모(27) 씨도 “교수님마다 결석을 허용하는 기준이 다르다”며 “진료확인서는 물론 진단서도 안 받아주시는 교수님이 계시는 반면에, 아프다고 메일만 보내도 출석처리를 해주는 교수님도 계신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애초에 병원진단서와 진료확인서 등을 결석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는 학교도 몇몇 있다. 부산 B대의 한 교수는 “우리 학교 학칙에는 진단서 제출로는 출석을 인정하지 않게 되어 있다”며 “나는 학생들의 병원진단서 출석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학칙마저도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작년에 B대를 졸업한 양모(27) 씨는 “우리 학교에 그런 학칙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며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우리 학교도 교수님마다 처리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병원과 학교 측에서도 별다른 제재 방안이 없고, 교수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니, 결국 학생들의 양심이 가장 중요한 셈이다. 대학생 강민수(24, 부산 사하구 괴정동) 씨는 “피곤해서 학교에 결석하는 일이 있더라도 절대 꾀병 같은 약은 수는 쓰지 않는다”며 “무분별하게 진단서 등을 받아들여 출석을 인정해주면 착실하게 수업 듣는 학생들에게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성대 B 교수는 “결석한 학생들이 진단서 등을 제출하면 학생들을 믿고 받아주는 편이다”며 “교수가 학생들을 믿어주는 만큼 학생들도 그 믿음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의 사립대 J 교수는 "학생들이 처방전만 들고 와도 결석을 지워주는 교수들이 많다 보니 학생들이 너도나도 처방전을 들고 오는 것이다. 교수가 입원하기 전에는 출석으로 인정지 않겠다고 학기초에 선언하면, 꾀병부리는 학생은 일체 없어진다. 요즘 학생들이 수업을 대하는 태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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