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음료·얼음과 컵 분리 처리, 효과 짱‘
대학생 조은희(22, 부산 금정구) 씨는 테이크아웃 음료를 사 먹을 때마다 늘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 길거리에서 먹다 남은 음료 컵을 마땅히 버릴 곳이 없었던 것. 조은희 씨는 “아직 내용물이 든 음료 컵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곤란하고, 그렇다고 마땅히 음료 컵을 버릴만한 분리수거 쓰레기통도 없어서 너무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제 더 이상 이런 난감한 상황을 겪지 않아도 된다. 부산 부산진구가 지난 8월부터 ‘테이크아웃컵 전용 휴지통’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벌인 것이다. 부산진구는 서면 부전도서관 앞, 원 스퀘어 앞, 탐앤탐스 커피점 앞에 테이크아웃컵 전용 휴지통을 설치했다. 이 3곳은 ‘전포카페거리’를 중심으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서면의 번화가이기도 하다.
전포카페거리가 세계적인 명소로 떠오르면서 이곳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이 많아졌고, 이에 따라 주변 번화가의 거리 쓰레기는 점차 증가했다. 특히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주변 거리는 테이크아웃 음료 전문점이 많은 터라, 일회용 음료 컵의 쓰레기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서면 일대의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하절기와 동절기를 합해 총 1767t에 달했다.
부산진구 청소행정과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이크아웃컵 전용 휴지통’를 고안해냈다. 특히 여름철에는 음료 컵에 남아있는 내용물이 악취와 벌레 꼬임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내용물과 일회용 컵을 따로 버릴 수 있는 전용 휴지통을 만든 것이다.
테이크아웃컵 전용 휴지통은 남은 음료나 얼음을 버리는 곳과 1회용 컵을 버리는 곳이 별도로 구분되어 있다. 음료를 버리는 곳은 바로 오수관과 연결되어 있어 휴지통 내부의 오염을 최소화하고, 음료로 인한 악취와 벌레꼬임도 막았다.
사실 이러한 테이크아웃컵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부산 부산진구만 한 것은 아니었다. 광주 동구와 서울 서초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휴지통을 설치했지만, 남은 음료를 버리는 곳이 휴지통 내부에 있어 오히려 악취와 벌레꼬임 등의 위생상 문제를 초래했다. 부산진구는 이러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음료를 버리는 곳과 오수관을 연결하는 방법은 고안하여 문제점을 해결했다.
이 휴지통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전포카페거리 근처에서 학원을 다니고 있는 우현정(22, 부산시 북구) 씨는 “학원 주변에 테이크아웃 음료 전문점이 많아서 길거리에 항상 일회용 컵 쓰레기가 넘쳐났는데, 테이크아웃컵 전용 휴지통이 생긴 것을 보고 굉장히 반가웠다”며 “사람들이 휴지통을 많이 이용해서 학원주변이 좀 더 청결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호중(24, 부산시 연제구) 씨는 “서면에 자주 가는 편이어서 매번 테이크아웃 음료를 사먹을 때마다 남은 음료나 컵을 어디에 버려야 할지 난감했었는데, 청결하게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휴지통이 생겨서 너무 편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 시행된다 해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없다면 그 정책은 무용지물이 되는 법이다. 부산진구청은 좀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휴지통 옆에 설명이 적힌 배너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휴지통 사용방법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시민들도 테이크아웃 컵을 일반 쓰레기통이나 길거리가 아닌 전용 휴지통을 이용해 버리고, 정확한 사용방법으로 휴지통을 이용하려고 노력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