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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체험관 성인 입장료, "비싸도 너무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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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체험관 성인 입장료, "비싸도 너무 비싸"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6.02.25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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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함께 가면 3~4만 원..."사진 찍어주는 것 뿐인데" 이용자들 불만
▲ 한 어린이가 키즈카페에서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하림).
맞벌이와 야근이 많은 부모들이 모처럼 아이들에게 투자할 시간이 생기면 어린이 공연장, 키즈랜드 등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곳을 방문하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집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전히 아이들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 공연장, 체험관에 동반하는 성인 관람료가 너무 비싸 어린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5세, 7세 두 아이를 가진 주부 서성숙(36, 부산시 북구 금곡동) 씨는 주말이 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키즈랜드, 동물원 등으로 외출하는데, 그때마다 성인 입장료가 너무 비싸 불만이다. 서 씨는 “어른들은 단지 보호자일 뿐인데, 아이들만이 즐기는 곳에 왜 동반 어른들에게 돈을 비싸게 받는지 이해할 수 없다. 특히 애들 아빠가 시간을 낼 수 있는 주말에는 어른 입장료가 더 비싸다.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이 (비싼 돈 내고) 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어린이직업체험관의 성인 요금은 평일 주말 상관없이 1만 2,000원이다. 어린이 요금은 반일권이 평일 2만 7,000원, 주말 3만 원이다. 주말에 4인 가족이 방문할 경우 총 8만 4,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이 소방관, 아나운서, 의사 등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 성인들이 참여할 체험은 없으며,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아이들이 체험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찍는 것이 전부다. 부산 남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 어린이 체험전의 성인 입장료 또한 1만 5,000원으로 비싼 편이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체험하는 컨셉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체험전을 기획한 엄철호(42) 작가는 체험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인원수 제한을 두고 진행하기 때문에 수익적인 면을 고려해 성인 입장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엄 작가는 “성인 입장료가 비싸다고 불평하는 분들이 가끔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체험한다면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것이다. 관객의 태도에 따라 입장료가 비싸게 느껴질 수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어린이 체험전 입구 포스터에 입장료가 명시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하림).
어린이 놀이 공간의 비싼 성인 입장료 문제는 이 같은 어린이 체험관뿐만 아니라 뮤지컬이나 연극 등 어린이 공연에서도 나타난다. 이들 공연은 적게는 2만 원에서 비싸게는 10만 원까지 그 금액대가 다양하다. 성인도 어린이와 똑같은 금액으로 공연표를 구입해야 한다. 직장인 김유석(40) 씨는 7세, 10세짜리 두 아이와 부인과 함께 지난 주말 뮤지컬을 보러 갔다. 1인 입장료는 5만 원. 쇼셜커머스 등을 이용해 구입하면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지만, 김 씨는 현장구매를 해 정가를 주고 관람해야 했다. 네 가족이 뮤지컬 관람을 위해 지불한 금액은 20만 원이었다. 김 씨는 “아이들 뮤지컬 한 편 보는데 20만 원을 쓰는 것은 부담스럽다. 아이들끼리만 들여보내려고 해도 보호자가 있어야 했다. 어른들이 애들 공연을 재밌어서 보겠나. 아이들은 좋아할지 몰라도 솔직히 어른들에게는 돈이 아깝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연 시간은 어린이의 집중 시간을 고려해 시간이 60분 정도로 일반 뮤지컬보다 짧다. 또한, 일부 공연장에서는 미취학아동은 초등학교 5학년 이상 보호자와 함께 입장해야 하며 보호자 없이 아이들끼리 입장은 불가하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어린이 공연 제작사 ‘하쿠나마타타’의 한 관계자는 “공연이라는 장르 자체가 특정 연령대에 맞춰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당 좌석 하나를 제공하기 때문에 값을 똑같이 치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표를 사서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볼지, 아니면 아이들만 보게 할지의 선택은 부모의 몫이다”라고 밝혔다. 어린이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한 체험전과 공연에 보호자로 입장하는 성인의 입장료를 현실적으로 조절해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주부 하모(28) 씨는 “공연은 아이 한 명과 보호자 한 명을 묶어서 표를 1매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거나, 체험전은 돈을 받는 만큼 어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성숙 씨 또한 “일부 키즈카페에서는 성인 입장료를 소액만 지불하게 하고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다른 곳도 이런 식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캐릭터 체험시설인 ‘코코몽 키즈랜드,’ ‘차타타’ 등 일부 키즈카페에서는 성인은 입장료 3000원을 내면 음료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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