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각 정당은 이번 총선을 눈앞에 두고 지역공약도 쏟아냈다. 여야 모두 가장 앞세운 공약은 일자리 창출이다. 부산의 심각한 일자리 부족을 의식한 것. 부산의 실업률은 4.4%다. 전국 16개 시·도 중 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실업률이 높다. 신공항 유치, 만덕~센텀간 지하도로 건설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대형 사업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경쟁하듯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지난달 ‘글로벌 해양도시, 행복한 일자리 중심지’라는 이름으로 20개의 부산시 공약을 내놨다. 5개 분야로 나눠 20개의 내용을 발표했는데, 여러 내용이 있지만 가장 크게 강조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글로벌 해양 중추 도시, △하늘길과 도로교통망 구축 복합물류도시, △미래변화의 중심, 행복한 일자리 도시, △삶의 질 향상으로 찾고 싶은 도시,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 총 5개 분야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특화금융 육성, △글로벌 해양 관광 도시, △가덕 신공항, △만덕~센텀간 대심도 지하도로망 구축, △자영업자지원 특별법 제정, △신발산업 글로벌 기반 구축, △소프트웨어 중심 도시, △도시 재생, △복지 균형 등이 눈에 띈다.
새누리는 20개 공약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8만 7,0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2030 부산등록엑스포의 유치에 성공한다면 40만 개에 가까운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다는 것. 최근 열린 20대 총선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선대위 정책개발단장 나성린 의원은 “부산공약을 추진하기 위해 국비 14조 7,000억 원을 확보할 것이며 이를 통해 일자리 39만 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비 14조 7,000억 원을 과연 중앙정부에서 따올 수 있는 것인지가 의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또 일자리 창출 구호에만 급급해 어떤 부문에서 어떤 일자리가 생길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빠져 신뢰성에는 큰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산진구 유권자 남유진(27, 회사원) 씨는 “새누리당은 매번 당감, 초읍에 지하철을 뚫어준다는 공약을 몇 번째하고 있지만 말뿐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혹하는 장밋빛 공약만을 내놓는데 뭘 믿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나름대로 야심찬 부산 공약을 내놨다. 최근 네 차례에 걸쳐서 교육・교통・서민경제・미래 부산 먹거리 경제 등 분야별로 다양한 공약을 발표했다.
△가덕 신공항 유치, △부산항 제5세대 항만 육성, △만덕~센텀간 지하고속도로 사업, △부산 유료도로 무료화, △수포자 없는 도시, △국공립어린이집 수 확대, △남북경제협력 전진기지화, △원전 위험 지역 거주민 실질 보상 추진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더민주는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8만 개 만들겠다고 말했다. 청년고용할당제로 4만여 개를 더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영춘 위원장은 지난달 출정식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부산경제자유구역을 경남과 분리하고 남항과 북항 연안지역까지 확대 지정해 글로벌 경제도시를 만들겠다”며 계속해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해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가덕 신공항 유치나 부산항 제5세대 항만 육성 같은 공약은 중앙정부의 결정 사항인데다 신공항은 특히 대구·경북과 경남·울산, 부산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사안이어서 더민주당 단독으로 유치가 과연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란 지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박상현(33, 회사원) 씨는 “올해 굉장히 어렵게 취직했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일자리 몇만 개, 몇십만 개 이야기를 쉽게 하는데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없다”며 회의감을 비쳤다.
국민의당은 부산 지역공약으로 8개 분야 40개를 발표했다. 공약 발표 정치・경제・여성・청년・교육・복지・도시개발・안전 등의 분야에 걸쳐 공약을 내놓았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과는 달리 정치 분야 공약을 따로 내놨다. 정치 분야는 △중대선거구제 개편, △국민발의에 의한 입법, △지방분권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외에 △청년 일자리 창출, △청년 교육비 경감, △어르신 일자리 확대, △장애인 복지확대, △안전한 먹는 물 확보 등도 공약에 포함됐다.
정의당은 핵, 문화 관련 공약을 많이 내놨다. △기장군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사업 폐기,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의 독립과 자율성 확보, △김해공항 확장,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공공개발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