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탈원전의 역습, 총선 후 전기료 오를 것, 국민부담 커”
정부, “2030년에 17년 대비 10.9% 인상... 객관적 검토 필요”
‘향후 5년간 전기료 23조 늘어난다!’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두고, ‘탈원전의 역습’을 우려하는 언론 보도와 정부의 애매한 설명이 부딪히며 논쟁이 일고 있다.
①언론이 서울대 연구결과를 ‘탈원전 정책에 따른 국민부담 현실화’로 분석, 보도했다. ②정부는 이 보도에 ‘전기요금 인상,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10.9%’ 같은 자료에, “인상요인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③연구책임자는 “우리는 제대로 계산했다“고 새삼 확인한다. 이에 따른 논란이다.
메일경제는 17일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분석, “탈원전의 역습... 향후 5년간 전기료 23조 늘어난다”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한국전력공사가 전기 요금체계 개편을 예고한 가운데, 전기료가 2025년까지 최소 23조 4000억 원이 증가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탈원전 정책에 따른 국민부담이 현실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 원자력 정책센터는 최근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과 탈원전 로드맵에 따른 전기료 인상안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기료 단가가 2017년 기준치 대비 2030년까지 23%, 2040년까지는 38% 인상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전기료를 계산하면 2025년까지 연평균 4조 6800억 원, 이후 5년간은 평균 11조 7200억 원이 오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40년까지 인상 누적분은 총 283조 원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수치는 제8차 전력기본수급계획에 따른 정부의 발전량 예상치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보도는 이 연구의 총책임자 주한규 교수(서울대)의 말을 인용해 “이 수치가 최대치에 대한 전망이 아닌 최소 증가분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계산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망 계통 연계비용, 보조금 투입비용 등을 제외, 순수 발전단가만 변수로 잡은 만큼, 계산에서 제외한 각종 부대비용을 더하면 인상금액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도는 현 발전원별 단가변수 등을 고려하면,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으로 향후 20년간 총 102조 원에 이르는 경제가치 차이가 나타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보도에서 이런 상황 속 정부는 경제성 높은 원자력 대신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것을 구체적 수치를 들어 비판했다.
이런 흐름에 대해 헤럴드경제는 “탈원전 폐해는 에너지 산업의 종속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값싼 원자력으로 연간 수조 원대 영업이익을 냈던 한국전력은 지난해 1조 원대 적자를 냈다. 4월 총선이 지나고 하반기엔 전기료가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상당히 지배적이다. 탈원전 청구서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보도설명자료를 냈다. 정부는 8차 전력수급계획 발표에서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 요금 인상요인은 30년에 17년 대비 10.9%라고 밝힌 바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언론에서 제기한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분석방법 등에 대해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8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이후 변화된 여건을 감안해 9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시 전기 요금 인상요인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한규 교수는 ‘시빅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각종 정책자료 및 기술자료를 종합해 제대로 계산했다”고 확실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국민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사안에 대해,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객관적 검토 필요’, ‘인상요인 살펴볼 예정’ 같은 한가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