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체류 미국인 당장 귀국” 명령... 카나다·멕시코 국경도 봉쇄
미국 국무부가 19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로의 출국을 금지했다.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인의 해외여행을 전면 금지한 것은 전례 없는 조치다.
미국이 코로나19 확산 비상에 대응, 출입국을 극도로 통제하며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들의 입국 제한에 주안점을 뒀던 미국은 이제 해외로 나가는 이들을 상대로도 고강도 처방을 내렸다.
CNN 등 언론보도와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국무부는 이날 자국민을 대상으로 발령하는 여행권고를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해 최고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국무부 여행 권고는 4단계로 이뤄져 있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인들이 해외로 출국할 경우 여행 일정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으며, 미국 밖에서 무기한 대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CNN은 미국인이 해외로 나갈 경우 다시 미국으로 상당 기간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출국해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모든 미국인에게 귀국할 것을 명령했다. 국무부는 "해외에서 무기한(indefinite period) 체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민간 항공기가 아직 운항 중인 나라에 있는 미국 시민은 즉각 미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인의 해외여행 금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의 하나다. 미국은 중국·이란·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이번 자국민 해외출국 금지 및 귀국명령으로 사실상 국경을 봉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등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여행권고 상향 조정을 승인했고, 발표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열린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행경보 상향 문제에 대해 "오늘 중으로 국무부와 상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에 앞서,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캐나다와 국경을 일시 폐쇄키로 합의하는 등 육로도 봉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폐쇄 기간과 관련, 일단 30일을 언급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일시 폐쇄가 20일 밤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