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의 애환이 서린 부산 동구 초량동 산복도로의 168계단에 8인승 모노레일이 설치됐다. 이로써 주민들의 통행 편의는 물론 부산의 새로운 관광 명소가 생겼다.
2일 초량동 108계단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서병수 부산시장, 박삼석 동구청장과 동구의회 의장, 시·구의원,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길이 60m, 폭 7m 규모의 모노레일 준공식이 열렸다.
총 32억 원이 소요된 이 사업은 168계단의 좁은 폭을 감안해 지면에 선로를 까는 대신, 모노레일이 다닐 8개의 기둥을 세우는 방식으로 계단이 훼손되는 부분을 최소화했다. 또 모노레일은 상부와 하부 사이 중간 지점에 정거장을 만들어 하차할 수 있도록 설계돼, 계단을 사이에 두고 사는 주민들의 편의를 더했다.
동구는 모노레일 개통을 계기로 1950∼1970년대 추억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전시 공간 5곳도 함께 조성해 새로운 관광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안내데스크, 추억의 점빵, 오뎅바, 기념품 판매점 등도 들어선다. 앞으로 시민들과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은 모노레일을 타고 탁 트인 부산항 전망과 함께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산복도로 특유의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이 모노레일은 이바구 정거장, 김민부 전망대, 장기려 더 나눔센터 등 기존의 산복도로 주요 관광 시설과 손쉽게 연결돼 주민 편의는 물론 관광객 증가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68계단 상부에 사는 김슬기(27) 씨는 “계단이 너무 가팔라서 노인들이 오르내릴 때 위험했는데, 모노레일이 생겨서 이제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산복도로 주민은 그동안 좁은 폭과 가파른 경사 탓에 168계단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시는 이에 따라 지난 2013년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초량 168계단 산복 희망길 조성사업'에 착수했으며 다양한 교통수단 중 안전성과 편리성을 검토해 모노레일을 설치키로 결정했다.
동구 관계자는 "168계단 모노레일을 타면 부산항과 산복도로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관광객도 끌어들이고 고지대 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노레일은 오는 5월 31일까지 시운전을 거쳐 6월부터 본격 운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