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나선 이론은 숨은 소수 의견이 침묵하는 현상 설명
소수 의견이라도 옳으면 침묵하지 말아야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바이든과 공화당 트럼프의 접전이 이어지며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두 사람의 박빙 승부는 미국에서 120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이끌어냈다. 끝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샤이 트럼프’들이 큰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 전공 수업에서 노엘레 노이만의 ‘침묵의 나선 이론’이 다뤄질 때마다 이 ‘샤이 트럼프’를 예시로 배웠다. 침묵의 나선이론이란, 자신의 의견이 다수의 지배적 의견이나 여론과 일치하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지만, 소수 의견이면 침묵하게 되는 경향을 일컫는 현상을 말한다. 이 상황에서 소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일탈로 간주되기도 한다.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소외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수 의견이라고 해서 그것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며 살아야 한다. 하나 분명한 것은 세계 역사 속에서 세상을 바꾸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사건들은, 다수 의견으로부터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고, 심지어는 물리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소수 의견을 표출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됐다.
소수 의견을 말하는 것뿐 아니라 다수의 생각을 그 누구도 선뜻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내가 일하는 매장에서 높은 직책의 사람이 다녀간 후 터무니없는 규정이 생겼다. 대부분의 매장 사람들이 새 규정을 납득하지 못했지만 불만을 표하지 못했다. 3주 뒤 그 높은 사람이 다시 방문했을 때, 나는 모두의 만류에도 그 사람에게 다가가 새 규정이 좋지 않음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결국 그 규정은 다시 사라졌고, 50명이 넘는 직원들은 복지를 다시 챙길 수 있었다.
내가 한 행동은 세상에서 아주 작은 행동에 불과했지만 50명이 넘는 직장 사람들의 권리를 회복시켜 주었다. 내 행동은 작은 일탈이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한 경우다. 이런 긍정적 일탈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로 발전시킨 경우는 분명 많은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정치적, 지위 등의 이유로 생긴 틀에 맞춰 살아간다, 다수가 찬성하는 것이 곧 규범이 되고, 권력이 정한 틀이 기준이 되는 것이다. 행여나 그 틀을 조금 벗어나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견제를 받거나 비정상적 행위로 취급받는다.
일탈이라는 단어가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길 수도 있지만, 결코 좋지 않은 의미에 한정돼 있지는 않다.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일탈로 그 집단에서 긍정적 변화를 이끈 경험이 있었는지 말해보자. 어쩌면 나의 작은 일탈로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일이 많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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