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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모양도 제각각, 먹는 법도 다양한 약의 진실...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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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모양도 제각각, 먹는 법도 다양한 약의 진실...그것이 알고싶다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05.20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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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의 크기, 색깔, 모양이 각기 다른 이유는 약을 구분하기 위한 목적
약을 쪼개거나 녹여서 복용하는 것은 약의 효과를 떨어트리는 행동
“식후 30분에 드세요”... 잊지 말고 약을 꼭 챙겨먹으라는 의미 강해
경성대 약학과 박민희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는 약에 관한 진실
19세기는 현대 의약품의 태동기였다. 생약에서 유효성분을 분리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19세기 후기에는 유기화학의 발달에 힘입어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약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약의 대량생산으로 이어졌다. 현대 약의 시초는 아스피린이다. 서양 약의 시작은 기원전 16세기 이집트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버드나무껍질을 씹으면 통증이 가라앉는다는 것을 안 사람들은 버드나무껍질을 관절염 치료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버드나무껍질에서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을 추출해 치료약으로 썼지만 부작용이 심각해 사용이 중단되기도 했다. 1897년 독일 바이엘사가 살리실산을 합성해 아스피린 개발에 성공했다. 유기합성 의약품의 시초가 된 것이다.
현대 의약품은 100년 넘게 쓰이고 있지만 우리는 약에 대해 잘 모른 채 복용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현대 의약품은 100년 넘게 쓰이고 있지만 우리는 약에 대해 잘 모른 채 복용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우리는 100년 넘게 유기합성 의약품을 사용하고 있다. 아프면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복용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약은 우리 일상에서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약은 왜 각기 다른 모양으로 생겼는지, 왜 식후 30분에 먹어야 하는지, 약의 유통기한은 있는지 한 번쯤은 “왜지?”라고 궁금한 적 있을 것이다. 약의 진실에 관해 경성대 약학과 박민희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약은 왜 크기와 색깔, 모양이 제각각 다를까?

약을 보면 크기와 색깔, 모양이 다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약은 원형에 노랗고 자그마한 반면, 어떤 약은 육각형에 하얗고 크다. 이는 약을 구분하기 위해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360여 개의 제약회사가 있다. 다양한 회사에서 약은 수없이 많이 만들어지고 유통된다. 많은 약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크기, 색깔, 모양을 서로 다르게 할 수밖에 없다. 약사들도 많은 약이 있는 약국에서 조제하기 위해서는 약을 잘 구분해야 하고, 환자들도 모르고 다른 약을 복용하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크기, 색깔, 모양으로 약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제일 우선적인 목적은 구분”이라고 말했다.

알약을 쪼개서 나눠 먹거나 녹여서 복용해도 될까?

약을 삼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알약을 쪼개거나 녹여 먹은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는 약의 효과를 떨어트리는 행동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약을 만들 때 약의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분해되는 시간을 조절한다. 약을 쪼개거나 녹이면 약이 분해되는 시간을 빨라지게 하고, 이는 약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한다. 어린이들 같은 경우에는 약을 삼키는 것이 어려워 부숴서 먹으라고도 하는데 이는 약사의 복약 지도를 잘 따라야 한다. 박 교수는 “제약회사가 약의 효과가 가장 좋도록 테스트해서 만든 것이니 그대로 먹는 것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약은 꼭 밥 먹고 30분 후에 먹어야 한다?

“식후 30분에 드세요.” 약국에서 약을 처방받으면 늘 듣는 말이다. 약은 보통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약물이 가지고 있는 화학적 효과 때문에 공복 상태에서 약을 먹으면 약물이 위 점막을 얇게 만들기 때문이다. 식후에 약을 먹으라는 것은 음식물이 위벽을 보호해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약은 먹다 보면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까먹을 때가 있다. 밥은 하루 세 번 꼬박꼬박 먹기 때문에 밥 먹는 김에 까먹지 말고 약도 같이 챙겨 먹으라는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식전에 먹으라는 약은 왜 그럴까? 그건 공복 상태에서 먹어야 효과를 내는 약이기 때문이다. 밥을 먹고 약을 먹으면 위가 음식물을 소화 시킨다고 약의 성분을 많이 흡수하지 못한다. 밥 먹고 약을 먹으면 효과가 많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약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내야 하는 경우, 식전에 먹으라고 처방하기도 한다.

알약, 물약, 가루약, 캡슐... 약의 형태는 왜 다양할까?

약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알약, 물약, 가루약, 캡슐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 이유는 약효 때문이다. 약물이 흡수가 되고 분해가 되는 과정에서 약효가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약효만을 생각해서 약의 형태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약을 복용하는 대상자들이 아이이거나 노인일 경우를 생각해 먹기 편하도록 가루약이나 물약의 형태로 만들기도 한다. 나라의 기후에 따라 약의 제형을 조금씩 다르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여름처럼 덥고 습한 기후를 가진 나라에 약을 유통할 때는 보내는 과정에서 약이 조금씩 녹기도 하기 때문에 제형을 조금씩 달리 만드는 것이다.

남은 약 보관해선 안 돼...유통기한 지나면 균, 습도 등에 오염 될수도

유통기한은 약마다 다르다. 일반의약품은 박스에 유통기한이 표기돼있다. 전문의약품 같은 경우에는 적혀있는 유통기한은 따로 없지만 처방해 준 기한 내로 다 먹는 것이 좋다. 다음에 아플 때 먹어야지 하고 처방받은 약을 남겨서 보관하는 행동은 좋지 않다. 약을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일정 기간이 지났을 때 약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균이나 습도, 물기에 의해 약이 오염됐을 수도 있다.
경성대 약학과 박민희 교수는 환자가 복용하는 약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약사이기 때문에 약사의 보약지도를 잘 따를 것을 강조했다(사진: 취재기자 허시언).
경성대 약학과 박민희 교수는 환자가 복용하는 약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약사이기 때문에 약사의 복약지도를 잘 따를 것을 강조했다(사진: 취재기자 허시언).
올해 걸린 감기와 다음 해에 걸릴 감기는 분명 다르다. 올해는 목감기였지만 내년에는 코감기일 수도 있다. 환자가 봤을 땐 비슷하게 아픈 것 같지만 다 다르게 아픈 것이다. 감기약이라고 다 같은 약이 아니다. 의사가 그때그때 증상에 맞춰 다르게 처방한 약이다. 박 교수는 “약을 보관해서 다음에 아플 때 먹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알약을 못 삼키는데... 가루약으로 처방이 가능할까?

많은 어른들이 알약을 먹지 못해 고민한다. 어른도 가루약을 처방해 주는지 궁금할 것이다. 환자가 처방받은 알약이 가루약 형태로도 만들어져 있는 경우에는 가루약 처방이 가능하다. 약사가 판단했을 때 알약을 가루로 만들어도 괜찮다고 판단하면 부수어서 주기도 한다. 혹시 알약을 못 먹겠으면 약사에게 말이라도 꺼내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아이에게 어른용 약을 먹여도 될까?

아이가 아파서 급한데 어린이용 약이 없어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어른용 약을 반으로 쪼개서 먹여도 될지 갈등한다. 일반의약품 같은 경우에는 어른용 약을 반으로 쪼개서 아이에게 먹여도 된다. 일반의약품은 용량 차이로 어린이용과 어른용이 나뉜다. 어른도 어린이용 약밖에 없을 때는 어린이용 약을 두 배로 먹으면 된다. 박 교수는 “몸무게를 기준으로 용량을 정하기 때문에 몸무게에 따라서 약을 복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루에 3번 드세요”... 하루에 복용하는 약의 용량은 어떻게 정해질까?

어떤 약은 하루에 세 번, 어떤 약은 하루에 두 번, 어떤 약은 일주일에 한 번. 약마다 먹는 주기가 다르다. 이 주기는 약효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약물에는 반감기가 있다. 약물의 반감기란 약물의 효과가 처음의 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반감기는 약마다 다르다. 반감기가 길면 약을 먹었을 때 효과가 오래 지속되고, 반감기가 짧으면 효과가 금방 떨어진다. 따라서 자주 먹지 않아도 되는 약은 반감기가 긴 것이고, 자주 먹어야 하는 약은 반감기가 짧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약마다 먹는 주기가 다르다.

다 나으면 약 그만 먹어도 된다?...세균 바이러스는 여전히 살아 있을 수 있어

어떤 약은 3일 치, 어떤 약은 10일 치, 어떤 약은 30일 치를 처방한다. 약마다 며칠 동안 먹어야 하는지가 모두 다르다. 약을 복용하는 기간은 세균 바이러스를 죽이고 몸을 낫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세균 바이러스를 한 번에 확실하게 죽여야 하기 때문에 보통은 충분히 복용할 시간을 두고 약을 처방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며칠만 먹고 몸이 다 나았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복용을 중단해버린다. 의사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약을 처방하는 데는 이유가 다 있다. 예를 들어, 10일 동안 먹어야 하는 약을 몸이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7일만 먹는다면 세균 바이러스의 일부는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 환자는 다 나았다고 생각하지만 세균 바이러스는 몸속에 남아있게 된다. 남아있는 세균 바이러스를 다 죽이지 못한 상태에서 복용을 중단하면 살아남은 세균 바이러스들은 그 약에 대한 내성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다음에 똑같은 병에 걸려도 잘 안 낫는 경우가 생긴다. 박 교수는 “처방받은 약은 다 먹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대학생 최수빈(22, 경남 양산시) 씨는 다 나았다고 생각하면 중간에 약 복용을 중단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 처방받은 약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최 씨는 약 복용을 중간에 중단하면 내성이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찝찝함을 숨기지 못했다. 최 씨는 “앞으로 약을 잘 챙겨먹겠다”고 말했다. 경성대 약학과 박민희 교수는 약사 말을 잘 듣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약사의 말만큼 약에 대해 확실한 정보가 없고, 복약 지도를 따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박 교수는 “약사가 시키는 대로 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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