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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주 신작 장편소설 '비요(秘窯)' 출간...역사 속으로 사라진 조선 사기장들의 비극적 서사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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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주 신작 장편소설 '비요(秘窯)' 출간...역사 속으로 사라진 조선 사기장들의 비극적 서사 그려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11.18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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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소설가’ 팔순 넘겨 두 번째 역사장편 집필 노익장
정유재란 때 끌려가 도자기 굽던 비밀의 가마 '비요' 무대
150여회 방일, 한일 문화교류사 탐구 평생 바친 작가 역작
동래출신 무명화가 변박 그림 추적한 '유마도' 이어 두번째
'늦깎이 소설가’ 강남주(姜南周, 82) 작가가 두 번째 장편소설 '비요(秘窯)'(푸른사상, 2021)를 출간했다. ‘푸른사상’의 ‘소설로 읽는 역사’ 시리즈다. 정유재란 때 일본의 깊은 산속으로 끌려가, 도자기를 굽는 비밀의 가마 ‘비요’에 갇혀 평생을 명품 도자기만 굽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조선 사기장들의 비극적 서사를 그린 작품이다. 
부산출신 강남주 노년 작가의 두 번째 역사장편소설 '비요' 표지(사진: 푸른사상 제공).
부산출신 강남주 노년 작가의 두 번째 역사장편소설 '비요' 표지(사진: 푸른사상 제공).
작가는 쓰시마(대마도)를 포함한 일본 각 지역을 150번 넘게 방문했을 정도로 한일 문화교류의 속살을 탐구하는 일에 평생을 보낸 부산의 대표적 지식인이다. 그는 일찌기 시인·수필가·문학평론가로 살아오다, ‘옛날 같으면 고려장 나이도 넘긴’ 75세에, 늦깎이 소설가로 등단한 탐험가적 작가다. 그가 팔순을 넘겨가며 장편소설을 썼다. 한일 문화교류의 역사성에 꽂혀서인가. 작가는 4년 전, 장편소설 '유마도'(산지니, 2017)를 출간했다. 조선통신사 사행선 선장으로 통신사 행렬에 합류했던 동래 출신 무명화가 변박의 257일간의 파란만장했던 항해, 그리고 그때 그린 그림의 행방을 추적한 역사소설이다. 작가는 다시 4년에 걸친 치열한 현장취재를 거쳐 두 번째 장편을 선보인 것이다.  소설은 정유재란 때 납치당한 조선 사기장의 삶을 탐구하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전쟁의 의미를 묻고 있다. 일본의 정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592년 대륙 정복의 야욕과 함께 조선을 침입, 한반도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일본은 1597년 정유재란을 일으키며 수많은 조선인들은 일본으로 납치한다. 특히 조선 도공들을 납치하여 일본의 토기보다 훨씬 질 좋은 조선의 도공 기술을 약탈했다.  작가는 비밀의 가마, 비요(秘窯)에 갇혀 평생 명품 도자기만 굽다가 역사 속으로 홀연히 사라져버린 조선 사기장들의 비극적인 서사를 소환한다. 고급 도자기를 빚느라 혼신을 다한 조선 사기장들의 생애는 어떠했을까. 가족의 생사도 모르고 오로지 도자기를 빚다가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그들의 발자취는 또 어떠했나.  작가는 말한다. 역사란 과거의 사실을 기록한 것인가, 아니면 과거의 사실에 대한 재해석의 기록인가? 그런 물음에 귀납적 방법으로 해답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강남주 작가는 문학적 글쓰기에 관한 한 경계가 따로 없는 부산 명사다. 언론사 기자로 시회에 진출, 대학 교수-총장을 지냈으며, 부산 문화행정 혁신과 한-중-일 국제교류로 쟁쟁한 지식인이다. 그는 그 짧지 않은 세월, 시·소설․산문을 쓰고 문학이론을 연구하며 결코 게으르지 않은 시인·수필가·문학평론가로 살아왔다. 
강남주 작가. 그는 젊었을 때부터의 꿈, 그 소설을 쓰고 싶어 팔순을 넘겨가며 소설을 쓴다(사진: 차용범 씨 제공).
강남주 작가. 그는 젊었을 때부터의 꿈, 그 소설을 쓰고 싶어 팔순을 넘겨가며 소설을 쓴다(사진: 차용범 씨 제공).
그는 왜, 노년에 소설까지 쓰는가? 그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간단하다. 젊었을 때부터 소설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쓴다. 그리고 오래 산 것이 작가로서 글을 쓰는 데 결코 장애 요인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장편소설집 '비요(秘窯)'는 200자 원고지 1000매가 넘는 분량이다. 80대 노년작가가 뚜렷한 주제의식 아래 만만찮은 분량의 ‘장편’을 집필한다는 것, 그 열정과 역량이 새삼 놀랍다. 푸른사상, 153×214×17mm, 296쪽,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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