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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도 안켜고 막무가내 끼어들기 … 신호 위반도 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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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도 안켜고 막무가내 끼어들기 … 신호 위반도 예사
  • 취재기자 이원영
  • 승인 2016.07.14 22: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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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운전 1번지 부산(1)]운전행태 '전국 꼴찌,' 부끄러운 운전 무질서 백태
▲ 5월 1일 부산 시내 주요 교차로에 전국 꼴찌가 부끄럽다는 현수막이 걸렸다(사진: 취재기자 이원영).

지난 5월 부산 시내 곳곳에 “전국 꼴찌, 부끄럽지 않습니까?”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이는 부산시와 부산지방경찰청이 교통신호 위반, 끼어들기, 방향지시등 미점등 이 세 가지에 대해 연중 단속을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한 2015년 교통문화지수 중 운전 행태 부문에서 부산시는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시빅뉴스>는 부산시민의 무질서한 운전 행태를 중점으로 운전자의 교통 법규 준수 의식, 부산 시내 교통 환경, 교통 정책을 점검해 3회에 걸쳐 집중보도한다.

①[난폭운전 일번지 부산] - 운전 행태 '전국 꼴찌' 부끄러운 부산의 운전 무질서 실태

②[난폭운전 일번지 부산] - 6대 광역시 중 교통혼잡비용 1위...열악한 부산 교통 환경

③[난폭운전 일번지 부산] - 교통 정책 개선과 지속적인 캠페인으로 시민 의식 전환을

“부산 사람들이 운전을 험하게 한다”는 말은 비단 속설만이 아니다. 최근 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2015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부산시의 난폭 운전행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교통안전공단은 매년 연말 전국 시도 대상으로 운전행태, 보행행태, 교통약자, 교통안전 4개 분야를 조사해 교통문화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는 2015년 교통문화지수 ‘운전 행태’ 부문에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방향지시등 점등률 16위,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 14위, 신호 준수율 13위, 안전띠 착용률 11위,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 7위 등 부산은 운전행태 종합순위에서 최하위로 평가 받았다.

▲ 부산시 연제구에 걸린 현수막. 부산시와 부산지방경찰청은 교통신호 위반, 끼어들기, 방향지시등 위반 행위를 중점 해결 과제로 삼고 집중 단속 및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원영).

부산시는 교통문화 개선을 위해 2013년부터 ‘교통문화 실천 10대 과제’를 지정해 연중 캠페인을 벌여 왔다. 10대 과제는 교통신호 지키기, 중앙선 지키기, 통행속도 지키기, 방향지시등 켜기, 안전띠 착용하기, 도로 무단횡단 안 하기 등이다. 이에 더해 부산시와 경찰청은 올해 5월부터 '전국 꼴찌'라는 성적표를 거리 곳곳에 내걸고 신호 위반, 끼어들기, 방향지시등 미점등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한달음 교통순찰대'를 출범시켜 집중 단속을 실시해 왔다.

부산시 교통운영과 정숙선 주무관은 “애초 10대 과제를 내걸고 캠페인을 계속해왔지만, 시민들의 호응을 크게 얻지 못했다. 최근 발표된 교통문화지수와 관련해 가장 문제가 되는 세 가지 항목(신호 위반, 끼어들기, 방향지시등)의 개선을 우선 과제로 삼고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시민들도 이 세 가지라도 지키겠다는 의식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주무관은 또 "2015년도 교통문화지수 중 운전 행태 부문을 제외한 항목들에서는 상위권의 성적을 거뒀다. 부산은 무질서한 운전 행태만 고쳐진다면, 선진 교통문화 도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부산의 ‘거친’ 운전 문화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 실제로 통계청이 2014년 ‘공공질서 준수 수준’에 대해 실시한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시민은 ‘운전자 교통질서 수준’에 대한 질문에 ‘아주 잘 지킨다(응답자의 5.3%),' ‘비교적 잘 지킨다(20.6%),' ‘보통(44.1%),' ‘비교적 지키지 않는다(26.3%),' ‘전혀 지키지 않는다(3.7%)'로 답했다. 여기서 ‘잘 지킨다’는 응답자 비율(25.9%)은 전국 평균(31.1%)보다 5.2%p 낮은 수치다. 부산시를 대상으로 한 같은 조사에서 조사 대상 운전자는 6%만이 ‘아주 잘 지킨다’고 답했고, ‘비교적 잘 지킨다’고 응답한 비율도 조사 대상자의 22.1%에 그쳤다.

▲ 14일 부산시 부산진구 서면교차로 인근 횡단보도. 이 사진을 찍자마자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기에 초록불이 들어왔고, 시민들은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어 선 차량들 사이로 건너가야 했다(사진: 취재기자 이원영).
▲ 부산시 연제구의 한 횡단보도. 횡단보도 정지선을 침범한 차량들이 보인다(사진: 취재기자 이원영).
▲ 부산도시철도 동래역 1번 출구 앞. 횡단보도에 정차한 트럭 등 차량 사이로 보행자들이 건너가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원영).

위 사진에 나타난 바와 같이, 부산진구 서면교차로뿐만 아니라, 연제구 연산동 토곡한양아파트 앞 사거리, 동래구 내성교차로 등 부산 시내 곳곳에서 횡단보도 정지선을 무시하는 차량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급기야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를 점령한 차량들로 인해 보행자들이 곡예하듯 길을 건너야 한다. 이에 따른 불편과 불만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부산도시철도 동래역 1번 출구 앞 횡단보도는 횡단보도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차들로 보행자들의 위험이 심각한 곳이다. 14일 오후 4시경 이곳에서 보행자 신호가 바뀔 때마다 차량 1대 이상이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 위를 점거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차를 피해 돌아가야 했고, 이 광경은 여러 차례 연속 펼쳐졌다.

주민 한모(50) 씨는 “이곳을 자주 지나다니는데 횡단보도를 점거한 차들을 피해 건너가기 바쁘다. 가끔은 차들이 건너편 신호기를 가려 신호가 바뀌었는지도 모를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 씨는 “한 할아버지가 횡단보도에 떡하니 가로막고 서있는 차에 화가 나서 운전석에 대고 고래고래 호통을 치시는 모습을 봤다.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 분들은 횡단보도를 제 시간에 건너가는 것만 해도 버겁다. 가뜩이나 사람이 많은 횡단보도에서 차까지 막고 서 있으니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 부산도시철도 동래역 1번 출구 앞 횡단보도. 횡단보도 정지선을 침범한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원영).
▲ 부산도시철도 동래역 1번 출구 앞 횡단보도.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기에 초록불이 들어오자 시민들이 차를 피해 길을 건너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원영).

횡단보도 정지선을 지키지 않으면, 도로교통법 제5조에 따라 ‘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 위반으로 범칙금 승용차 기준 6만 원, 승합차 7만 원, 벌점 15점의 처분을 받게 된다.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신호기에 녹색불이 켜진 후 차량 진입을 시도할 경우, 도로교통법 제27조 ‘보행자의 보호’ 의무 위반으로 범칙금 6만 원,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 부산시 연제구의 한 횡단보도.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기에 초록불이 들어 왔지만, 신호를 위반한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원영).

보행자의 안전이 우선시돼야 할 횡단보도에서 차량 운전자들이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건 예사이다.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기에 초록불이 들어왔음에도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들까지 가세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부산 지역 대학생 최미래(21, 경남 합천군) 씨는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 때문에 위험천만한 일을 종종 겪었다. 최 씨는 “버스랑 택시가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기에 초록불이 들어왔는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나가는 바람에 사고가 날 뻔 했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대학생 김수정(20, 부산 해운대구) 씨도 집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 때문에 위협을 느낀 적이 많다. 김 씨는 “집 앞에 있는 횡단보도의 폭이 넓어서 신호가 20초가 넘는다. 한 번은 초록불에 뛰어서 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보고 건너가려고 했다. 근데 앞에 있던 사람들이 다 건너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쌩쌩 지나가는 차들 때문에 겁이 나서 뒷걸음쳤다”고 말했다.

부산의 난폭한 운전 문화는 타지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한 포털 사이트에 ‘부산 운전’이라고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부산 운전 후기’가 뜰 정도다. 5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부산 운전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타지에서 살다가 부산으로 직장을 옮겨 온 글쓴이는 “부산 사람들은 절대 깜빡이(방향지시등)를 켜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부산에서 당신이 깜빡이를 켜는 순간 뒷 차는 ‘어, 점마(저 녀석) 뭐고 부산 사람 아이네(아니네)!’하면서 속도를 높여 당신의 차 뒤로 바짝 붙을 것이다. 부산 사람들은 자신의 차 앞으로 다른 차가 끼어드는 것을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한다. 부산에서 차선을 변경할 때는 그냥 빈 공간이 있다 싶으면 차머리부터 밀어 넣고 보고, 끼어 들기에 성공하면 그 때 세리머니로 깜빡이를 켜면 된다. 그럼 뒤에서 힘찬 크락션 소리가 당신의 차선 변경을 축하해 줄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여기에 “글쓴이 부산 사람 다 됐다,” “정말 사실이다,” “부산에서 운전 배우면 전국 어디에서든 잘할 수 있다”는 댓글이 달린 것으로 보아, 우스갯소리가 섞인 이 후기가 전혀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 모든 차량은 방향지시등을 갖는다. 이 방향지시등은 차량의 뒷차나 앞차들이 해당 차량이 어디로 갈 것인지를 알려주는 약속행위다. 방향지시등이 깜박이지 않는다는 것은 직진한다는 의미로 이것 또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사진: 취재기자 이원영).

실제로 부산시의 세 가지 중점 과제(신호 위반, 끼어들기, 방향지시등 위반) 중 가장 문제는 방향지시등 미점등 행위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시내에서 방향지시등 미점등 행위로 적발된 건수만 1만 9,862건에 달한다. 방향지시등은 차량이 좌회전과 우회전, 유턴, 차선 변경 시 시내도로에서는 30m 전, 고속도로에서는 100m 전부터 작동해야 하며, 위반 시 범칙금 3만 원이 부과된다. 부산시민들 자신도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도로 위의 무법자들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부산 토박이인 자영업자 이봉원(55, 부산시 연제구) 씨는 운전 중에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끼어드는 차량을 수도 없이 목격해 왔다. 이 씨는 “깜빡이 켜기는 가장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다. 깜빡이를 켜지 않은 채 불쑥 앞으로 들어오는 차, 앞으로 끼어들고 나서야 뒤늦게 깜빡이를 켜는 차들도 많다. 부산에서 오래 살다보니 도가 터서 그런 차들을 눈치로 미리 알 수 있을 정도다. 교통 체증으로 차들이 줄지어 가는 와중에 옆에서 살짝 살짝 붙어 오는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면 머리 끝이 곤두선다. 운전자들의 교통 법규를 지켜야 겠다는 의식이 부족한 탓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25년간 일했던 김봉남(6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버스 운행 중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끼어드는 차량에 진땀을 뺀 경험을 털어놨다. 김 씨는 “정류장에서 승객들을 태우고 내려 준 다음 버스를 출발시키려고 하는데, 갑자기 우회전해서 버스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 때문에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거나, 같이 우회전해서 접촉 사고를 피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자리에 앉으려던 승객들은 넘어져 다치고, 서 있는 승객들도 서로 부딪히는 등 위험천만했다”고 혀를 둘렀다. 김 씨는 “동료 중에서 버스 운행 중 깜빡이를 켜지 않고 불쑥 끼어든 차량 때문에 발생한 접촉 사고로 곤욕을 치른 경우를 더러 봤다”고 덧붙였다.

▲ 부산시 연제구에는 7~8월 ‘방향지시등 미점등 법규위반 행위 집중단속’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원영).

2015년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서 부산은 방향지시등 점등률이 전국에서 16위였다. 이에 부산경찰청은 이달부터 8월 31일까지 2개월 간 방향지시등 미점등 행위 근절을 우선 과제로 삼고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경찰청 교통과 이청우 경장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끼어 드는 차량 때문에 운전자들은 큰 위협을 느낀다. 방향지시등 켜기는 배려 운전의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다. 이번 단속은 ‘부산에서 운전하기가 위험하다’라는 이미지를 개선하는 동시에 서로를 배려하는 운전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실시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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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연 2016-07-21 16:35:38
자가운전으로 부산여행갔다 완전 놀랬어요
방향지시등도 안켜고 무조건 끼어들기 바쁘고.. ㅠ.ㅜ
내 안전과 이웃의 안전을 위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교통법규 준수하며 운전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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