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1-01 16:59 (금)
'국산'과 '국내산' 표기의 실제 의미 둘러싸고 소비자 혼선
상태바
'국산'과 '국내산' 표기의 실제 의미 둘러싸고 소비자 혼선
  • 취재기자 최은진
  • 승인 2016.07.27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산과 국내산 혼용해도 상관없어...수입·국산 섞어 쓸 때는 따로 원산지 표기해야 / 최은진 기자
2014년 한 방송 프로그램은 국산과 국내산이 비슷한 단어상 의미에도 불구하고 내용상으로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에서 국산은 국내에서 원료와 가공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하는 것이고, 국내산은 수입재료를 국내에서 가공하거나 원료를 수입해 일정 기간 재배해서 가공하는 것을 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로부터 약 1년 후, JTBC의 <팩트체크> 프로그램은 이와 같은 보도 내용과는 달리 국산과 국내산은 내용상 같다고 보도했다. 같은 문제에 대한 상반된 보도를 두고 소비자들이 혼란을 빚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진실일까.
▲한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설명한 국내산과 국산의 차이. 하지만 국내산과 국산은 같은 말이다(사진: 방송 캡처).
국산과 국내산은 사전적으로나 법적으로 아무 차이가 없다. 하지만 2014년 당시 "국산과 국내산이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식당에 국내산이라고 적힌 것은 완벽하게 자국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방송을 거쳐 SNS에 퍼지면서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즉, 상인이 국산으로 표기하든 국내산으로 표기하든 이 두 개의 단어는 똑같은 의미라는 것이다. 농식품 원산지 표시 관련 법과 시행령에서는 국산 농산물은 국산이나 국내산, 또는 그 농산물을 생산, 채취, 사육한 지역의 시도 명이나 시군자치구 명을 표시한다고 나와 있다. 다시 말하면, 국산과 국내산 어느 것을 표기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의 관계자는 국산과 국내산이 같은 단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 포장 용기와 같은 부분에 따라서 글을 표기하는 자리가 부족하면 국내산이라고 쓸 것을 국산이라고 쓰기도 한다. 이 둘은 서로의 자리를 대치할 만큼 차이를 가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에 원산지를 표기하는 것이 법률상 의무사항이다. 원산지 표시 제도는 농식품에 적정하고 합리적인 원산지를 표시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 더불어 공정한 거래를 유도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다. 그러므로 식당에서는 국산 또는 국내산, 수입산 등으로 구분해서 표시해야 한다. 원래 각 식품 재료의 원산지는 모두 표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김치처럼 배추와 고추가루 등 여러 재료가 섞여 만들어진 복합식품의 경우, 모든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복합식품의 경우에는 배합비율이 가장 높은 원료 1개를 표시하고, 복합 원재료를 표기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식당에서 복합식품의 원산지를 모두 밝히지 않고 통틀어서 국산 또는 국내산이라고만 표기를 하는 경우는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배추김치의 경우 중국산 배추를 사용하고 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했을 때는 배추김치의 원산지를 국산 또는 국내산이라고만 표기해서는 안 된다. 배추는 중국산, 고춧가루는 국산이라는 것을 밝혀야 한다.
▲ 복합식품은 배합비율이 가장 높은 원료 1개를 표시하고, 복합원재료를 표기해야한다(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6조 1항에 따르면,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거나 이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는 해서는 안 된다. 이 조항을 어기면 농수산물 원산지에 관한 법률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식당의 원산지 표시에 대해 외식산업 경영학과의 한 교수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려면 식당의 원산지 표시가 현행보다 좀 더 정확하고 상세하게 표시되도록 제도가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IT기술이 크게 발전한 만큼 원산지 상세 정보와 유통실명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이 개발된다면 소비자들의 혼란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림
7월 22일자 본지가 보도한 <매일 먹는 식재료 '국산'과 '국내산' 차이를 아시나요?> 제하의 기사 중 일부 사실 관계에 오류가 발견됨에 따라 추가 취재를 거쳐 수정기사를 게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