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회의 개최... 치매는 '어리석다'는 의미의 한자어
국민 43.8% "치매' 용어에 대해 거부감 갖는다"고 응답
네티즌들 반응 '긍정적인 시도' vs '인식도 바뀔지 의문'
정부가 ‘치매(癡呆)‘라는 병명을 바꾸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병명이 가진 부정적인 의미로 인해 치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유발하고, 환자와 가족들이 불필요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치매 용어 개정 협의체’ 제1차 회의를 개최해 치매 용어 관련 해외 사례와 다른 병명 개정 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협의체는 정부 관계자와 의료계·돌봄·복지 분야 전문가, 치매 환자 가족단체 10여명으로 구성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치매’라는 용어는 ‘dementia(정신이상)’ 라는 라틴어 의학 용어 어원을 반영해 ‘癡呆(어리석다라는 의미)’라는 한자로 옮긴 것이다. 일본에서 전해 받아 해당 한자어를 우리 발음으로 읽어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이러한 뜻을 가진 치매라는 용어가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는 지적이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보건복지부가 2021년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43.8%가 ‘치매’라는 용어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다고 응답했다. 가장 적절한 대체용어로는 ‘인지저하증’이 31.3%로 가장 높았으며, ‘기억장애증(21%)’, ‘인지장애증(1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각국에서도 치매 용어를 개정하는 추세이다. 대만은 2001년 실지증(失智症), 일본은 2004년 인지증(認知症), 홍콩과 중국은 2010년 및 2012년 뇌퇴화증(腦衰老症)으로 병명을 개정한 바 있다. 미국은 2013년 정신질환 분류기준인 DSM-5에서 치매(Dementia)를 주요신경인지장애(major vascular neurocognitive disorders)로 변경했다.
치매 용어 개정에 대해 네티즌들은 ‘긍정적인 시도’라는 반응과 ‘용어가 바뀐다고 인식도 바뀔지 의문’이라는 반응으로 엇갈렸다.
고령화로 인해 치매환자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환자 수는 91만 명으로 추정된다. 치매는 보편적인 질병으로 뾰족한 치료제가 거의 없어 본인은 물론 주변의 가족들이 특히 힘들어하는 질병 중 하나다. 정부의 용어 개정뿐만 아니라, 사회적 대처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