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MZ세대 사이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미니멀 라이프’의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란 과한 것은 덜어내고,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최근에는 제로 칼로리 음료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식품 포장재 등 ‘미니멀 트렌드’도 함께 유행하며 ‘미니멀’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과연 많은 사람이 추구하는‘미니멀 라이프’는 본래의 가치를 유지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보통 ‘미니멀 라이프’란 단어를 들으면 눈이 부실 정도로 깨끗한 화이트 톤의 집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모든 물건이 새 물건처럼 상태가 좋고, 먼지 한 톨 없는 깔끔한 느낌의 공간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미니멀 라이프’의 각인된 이미지가 보여주기식 살림으로 이어져 역으로 소비를 부추기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물건을 적게 소유하며, 단순한 생활 방식을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하고 있다.
최근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가지게 된 서 모(23세,여) 씨는 유튜브의 미니멀리즘 인테리어 도전기를 본 후, 새 가구를 사기 위한 과소비로 재정 상태가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영상을 보다 ‘미니멀리즘’과 어울리는 가구를 따라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들었고, 멀쩡한 가구를 버리면서까지 새로운 가구들을 사게 되었다고 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가 추구한 것은 보여주기식 미니멀리즘스러운 디자인이었지, 진정으로 미니멀리즘이 지향하는 삶의 방향이 아니었다. 단순한 생활을 영위하고자 했던 작은 불씨가 오히려 과소비라는 큰불로 이어진 것이다.
‘미니멀 라이프’의 본질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리정돈을 위해 물건을 버리기 시작하다 보면 생기는 ‘물건 버리기병’ 역시 그의 사례이다. 불필요한 물건을 비웠다는 홀가분한 생각은 버리기 충동에 빠지기 쉽게 만들고, 심할 경우 필요한 물건조차 합리화하여 버리는 강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선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한 의도와는 달리 불필요한 소비와 물건을 버리는 강박을 지속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MZ세대의 특성까지 고려해본다면‘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더욱 시급해 보인다.
그렇다면 대체‘진정한 미니멀 라이프’란 무엇일까? 필자는‘나를 중심으로 한 본질 추구’에 답이 있다고 본다. 현재 본인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유행에 혹해 샀던 물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버리며 단순해진 생활에서 마음의 풍요로움을 찾아야 한다. ‘미니멀 라이프’의 본질은 소비에 대한 시간을 줄여 남은 시간을 그보다 더 중요한 일에 투자하고, 여유로운 나의 삶을 찾아가는 것에 포인트가 있다. 올바른 라이프 스타일을 향유하는 것 또한 올바른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MZ세대를 관통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미니멀 라이프’, 그의 본질을 기억하며 자신만의 가치있는 삶에 귀 기울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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