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여 만에 허용된 분향소... 키오스크 오류 등 관리 미흡
납골당 칸칸에 설치된 칸막이도 불투명... 개선 목소리
28일, 설 연휴를 2주 앞둔 일요일 부산 추모 공원을 찾았다. 부산 추모 공원은 부·울·경 최대 봉안당으로서 납골당과 묘소로 구성돼 있다.
이른 아침 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대합실에는 분향을 위해 찾은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지난 3년, 코로나 팬데믹 동안 분향소 이용이 불가했다. 이 때문에 먼길을 찾은 이용객들은 2~3층에 위치한 납골함 앞에서, 소중한 가족과 연인의 사진 앞에 향 하나 피우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분향소 이용을 위해서는 먼저 대합실 입구에 위치한 키오스크에 분향소 이용 신청을 해야 한다. 10여 분이 흐른 뒤 순조롭게 진행되던 키오스크에 오류가 나기 시작하며 대합실에는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수많은 대기자를 앞에 두고 대기하던 이용자 중 한 시민이 분통을 터뜨렸다. 김민재(59,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부산 추모공원을 이용하면서 한 번도 순조롭게 분향소를 이용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은 또 앞 번호 대기자와 뒷 번호 대기자의 순서가 뒤죽박죽 섞이는 바람에 항의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컴퓨터 시스템이 느려 그렇다는 원론적 대답뿐이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이런 대형 시설에서 시민 불편 하나 해결 못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용자 양미순(65, 부산시 중구) 씨는 “분향소 대기 시간이 너무 긴 반면 이용 시간은 너무 짧아 아쉽다”고 했다. 양 씨는 “나의 경우 아버지와 오빠 두 사람을 한꺼번에 조문해야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고작 한 사람당 10분 씩이다. 술 한 잔 올리고 절 두 번 하면 금세 퇴실 안내 문구가 뜬다”고 했다. 양 씨는 이어 “한 시간 넘게 대기했지만 올해도 시간에 쫓겨 아버지, 오빠와 제대로 된 말 몇 마디 나눠 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산 추모공원은 규모에 비해 시설 관리 및 이용객 응대에 불만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또 이용객 중 많은 이들이 납골함 칸 앞 창이 투명 창이 아닌 불투명 창이라 고인의 사진으로만 식별할 수 있어 납골함을 볼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