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경찰청, '외국인 신원확인 시스템' 공유...지문정보 실시간 조회로 신속한 수사 가능 / 이슬기 기자
작년 5월, 경기도 시화방조제에서 토막난 시신이 발견됐다. 시화호 토막 살인사건의 피의자는 40대 중국 동포의 남편인 중국 국적의 김하일(48)이었다.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김 씨를 검거하는 데는 경찰과 법무부와의 신속한 지문정보 공유가 큰 역할을 했다. 법무부가 장기 체류 외국인 지문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했기 때문에 피해자인 같은 중국 국적의 아내 한모(42) 씨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인 피의자 범죄자 검거에 중요한 외국인 신원 확인이 이전보다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일, 경찰청과 법무부는 신속한 외국인 피의자 신원확인 등을 위해 법무부에서 보유하고 있는 모든 ‘외국인 지문정보를 공동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외국인 범죄 발생도 늘어나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 건수는 2011년 2만 6,915건에서 2015년 3만 8,355건으로 5년 사이에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종전까지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의 모든 신원정보는 법무부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찰이 공문으로 요청하고 법무부가 회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수사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청과 법무부는 2012년부터 외국인 지문정보 공동 활용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그 첫 번째 성과로 2014년 5월부터 장기 체류 외국인의 지문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9월 21일부터는 경찰청에서 법무부 DB자료를 통해 실시간으로 단기 체류 외국인의 지문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외국인 신원확인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법무부가 보유한 모든 외국인의 지문정보를 공유하게 됐다.
외국인 지문정보 공유를 통해 현장 수사 경찰관이 외국인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즉시 지문 대조를 할 수 있어 피의자 인적 사항 도용을 방지할 수 있고,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유류지문이나 변사자 등의 신원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외국인 관련 사건의 단서 확보 및 미제 사건 해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경찰청은 밝혔다.
경찰청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는 “최근 외국인 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양 기관이 외국인 범죄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꾸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