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 살다가 횡액당할라" 저층 인기 급상승....업계선 "이미 진정됐다" 일축 / 정인혜 기자
부산 해운대 지역의 한 고층 아파트 42층에 사는 주부 A 씨는 더 이상 창문 너머 바닷가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지난 9월 지진 이후 집에서도 맘 편히 쉴 수 없게 된 것이다. 불안에 떨던 A 씨는 같은 아파트 2층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그는 “지진 이후 높은 곳에서 사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게 됐다”며 “경주에서는 지금도 여진이 계속 발생한다는데, 언제 있을지 모를 위험을 대비해서라도 더 이상은 높은 곳에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또 다른 고층 아파트에 사는 주부 B 씨는 얼마 전 반상회에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37층에 사는 이웃이 자신에게 “저층에 살아서 좋겠다”는 말을 건넨 것. 그 이웃은 9월에 있었던 지진 때 집에서 키우는 개 세 마리를 안고 비상 계단으로 1층까지 뛰어 내려왔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빨리 이사를 하든지 해야지 불안해서 원...”이라고 혀를 찼다.
B 씨는 “이 아파트에 5년째 살고 있지만 저층에 살아서 부럽다는 말을 들어본 건 처음”이라며 “그만큼 고층에서 지진 여파가 컸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9월 발생한 지진·태풍 이후 부산 지역 고층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20층 이상 고층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큰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던 저층에 대한 인식도 바뀌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가 아파트 거래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부터 저층이나 단독 주택을 찾는 사람들이 예년과 비교해 크게 늘고 있다. 지진과 태풍 등 규모가 큰 자연재해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개업자 강모 씨는 “지진 이후 저층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늘었다”며 “인기 없던 1, 2층 집이 지진 직후 곧바로 계약이 성사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례가 많진 않지만 고층에 사는 사람들이 같은 아파트 저층 매물을 문의하러 오는 경우도 가끔 있다. 확실히 지진이 큰 변수였던 것 같다”면서 “이번 달 초에 매물로 나왔던 저층 아파트는 지진 전 매입가보다 2,000만 원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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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신기하기도 하고 친구들 데리고 가면 미래도시 온것 같다고
엄청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슬슬 겁이 나기 시작하더니 지진도 그렇고 이번 엘시티관련 사건도 그렇고
저는 이미지상으로도 바닷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게 더이상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