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모텔·호텔 단순한 숙박기능 넘어 신세대 취향 맞춰 데이트·놀이공간으로 진화 / 김한솔 기자
중·소형호텔을 바라보는 인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은밀한 장소로 여겨지던 모텔이 또 다른 휴식과 놀이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대학생 이모(25) 씨는 최근 '모텔 데이트'에 푹 빠졌다. 냉난방 시설이 잘 갖춰졌을 뿐 아니라 이런저런 오락 시설이 있고 배달음식 주문까지 가능한 터라 모텔이 최고의 휴식공간이자 놀이 공간으로 느껴진다는 것. 이 씨는 "여자친구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데이트하는 것보다 모텔에서 노는 게 더 편하고 좋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난방기 틀어 놓고 배달음식 시켜 먹으며 영화를 보는 게 최고"라며 모텔 예찬론을 펼쳤다.
모텔에 대한 이같은 인식 변화는 통계자료로도 나타난다. 지난 11일 시장조사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숙박업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모텔은 숙박뿐 아니라 하나의 휴식공간이다'라는 문항에 전체 응답자의 81.9%가 '그렇다'고 답했다.
모텔을 활용하는 형태도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호텔 중개 애플리케이션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형 호텔 활용 방식을 묻는 질문에 '파티룸'을 꼽은 응답자가 총 3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게임방·노래방·영화감상 등 놀이 공간'으로 이용한다는 답변은 29.1%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출장 숙소'(13.7%), '프러포즈 등 이벤트 장소(9.6%)'로 쓴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소수였지만 '스터디 모임 혹은 시험공부 장소'로 활용한다는 답변도 3.4%를 차지했다. 중소형 호텔과 모텔이 단순히 데이트와 숙박만을 위해 찾는 장소가 아니라는 의미다.
모텔 파티룸에서 자주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한다는 대학생 이상현(25, 부산시 연제구) 씨는 "모텔 파티룸이 술집이나 식당보다 훨씬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놀 수 있고, 시설도 훨씬 좋다"고 모텔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모텔들도 색다른 여가 시설을 갖추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영화관 스크린으로 DVD를 볼 수 있는 '영화룸'은 물론, 캠핑 체험을 할 수 있는 '글램핑룸,' 미술작품을 전시해 박물관과 모텔을 혼합한 '박물관룸'도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숙박에만 초점을 둔 모텔은 더 이상 상품 가치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숙박 중개 사이트 '여기어때' 홍보팀 지용진 과장은 "과거와 다르게 최근의 모텔은 하나의 휴식·놀이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숙박만 할 수 있는 모텔은 더 이상 인기가 없다"며 "고객들에게 모텔을 중개할 때에도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텔이 단순 숙박 기능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변신을 한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이 역시 치열해진 경쟁 덕이겠지요.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변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기존의 모텔 호텔도 영화를 간단히 즐길 수는 있었어요. 그런테 캠핑을 체험할수 있는 캠핑룸은 굉장히 신선합니다. 박물관룸은 어떻게 구성이 된 것인지 상상이 안가구요. 과거와 달리 다양한 휴식. 놀이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부분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