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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GPS망을 이용한 위치추적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스마트폰 설치 응용프로그램, 이하 ‘앱’으로 표기)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 기능이 범죄에 악용되거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지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 예로 ‘우리동네 소셜네트워크’를 표방하는 ‘1km'라는 앱은, 이용자의 반경 내 1km의 사람들의 위치를 파악하여 사진과 함께 미리 설정한 프로필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앱은 그 의외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집계에 따르면, ’1km'는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50만회 이상을 넘어간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위치추척기반 서비스를 활용하는 이 앱은, 가까이 있는 사람의 대략적인 위치를 ‘이 사람은 150m 앞을 지나갔습니다’라는 식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개발자는 기획의도에서 이 앱을 “우리동네 다양한 친구들과 만나고, 반갑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라고 소개한다. 동시에 주위에 사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라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기획의도와 별개로, 이 앱이 사람의 일상 속에 정해진 동선을 파악하는데도 유용하게 쓰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우 빈집털이범이나 성범죄자들에게 필요한 개인정보를 제공하게 될 수 있다.
실제로 서울에 사는 서정환(32) 씨는 “요즘 이 앱에 재미가 들려서 매일 들여다보는데, 그러다보니 관심이 가는 이성이 언제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그 앱에서 사용자가 어느 가게에 매일같이 들리고, 버스 정류장에서 타는지 다 나온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꽤나 유용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게 범죄자들에게 악용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섬뜩할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관련 피해사례를 제보하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한 네티즌이 “1km 어플에서 만난 사람이 계속해서 말을 걸어와 만나자고 한다. 어떻게 해야하나?”라고 질문글을 올리자 여러 사람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나도 그런식으로 만났는데 다단계하는 사람이었다”나 “혼자 만나는 것은 특히 여성이라면 대단히 위험하다”는 식으로 글쓴이를 만류했다.
또 다른 문제점도 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진을 쓴다든가, 타인의 사진이 이르는 사진이 휴대폰 메모리에 자동적으로 저장된다는 점 등이다.
한상훈(27) 씨는 얼마 전, 이 앱을 사용하던 중 불쾌한 경험을 했다. 그는 “예전에 음란물에나 나올거 같은 사진이 나와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면서 “미쳤다고 이런걸 자신의 사진으로 올리겠나? 악의적으로 다른 사람의 민망한 사진을 올린다거나 하는게 아닐까?”라고 의심했다.
또 다른 사례도 인터넷상에서 쏟아져 나왔다. 한 유명 포털사이트에선 “내가 둘러본 사진들이 저절로 저장이 되더라. 내 사진도 저절로 저장될텐데 괜찮은건가?”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다른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자신의 사진이 저장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다른 네티즌 역시 회사에서 동료가 자신의 집 근처 유흥가에서 위치가 잡히는걸 보고 실망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물론 그냥 지나가는 걸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호감도 있었는데 왠지 이미지가 안 좋아지더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전준구(35)씨는 “무서우면 안 깔면 되지 않은가? 어차피 자기가 동의해서 설치한 프로그램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황정환(27)씨는 이와 반대로 “스마트폰 조작에 서투른 사람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단순 호기심으로 깔아놨다 잊어버릴 수 있다. 자칫하면 사생활 침해로 이어지는만큼 보다 철저한 보완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