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27개사 사상 첫 명단 공개...메리츠증권, 한라, 금호타이어 등 대기업도 줄줄이 적발 / 한유선 기자
고용노동부가 최근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 위반 사업자 명단을 처음으로 공표했다. 공표된 기업은 여성 근로자 및 여성 관리자 비율이 저조하고, 개선 노력이 현저히 미흡한 AA제도 위반 사업장으로 일반기업 26곳, 공공기관 1곳이 선정됐다. AA제도란 고용상 성차별 해소 및 고용 평등 촉진을 위해 도입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ffirmative Action) 제도의 약칭이다.고용노동부의 고용개선 조치 위반 사업자 명단 공표는 이번이 첫 시행이다.
고용노동부의 명단 공표는 AA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실시된 것. AA제도는 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 및 전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제도로, 대상 사업체의 직종별 남녀 근로자 및 관리자 현황을 분석해 규모별, 산업별로 30개 부문에 걸쳐 평균 여성 고용률 및 평균 여성 관리자 비율을 설정하고, 각 부문 평균치의 70%를 밑도는 사업장에 대해선 개선 계획을 수립해 이행토록 지도에 나선다.
AA위반 사업장 명단 공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서 진행됐다. 고용노동부는 3년 연속 여성고용기준에 미달한 사업장 중 고용개선 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장 734곳을 골라냈다. 전문가의 심사 및 현장실사를 거쳐 93개의 후보사업장으로 압축한 후 명단공표 대상임을 사전에 통보했다. 해당 기업에 30일 이상의 소명기회를 부여한 다음, 이 중 고용개선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지 않은 사업장 27곳이 최종 명단 공표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번에 AA위반 사업장으로 공표된 기업은 메리츠증권, ㈜삼안, 이테크건설(주), 한국철강(주), ㈜한라, ㈜와이번스안전관리시스템, ㈜케이티에스글로벌, ㈜태광메니져먼트, ㈜포스코엠텍, 우리자산관리(주), ㈜우원방제, 금호타이어, 대한유화(주), 동부증권, 숭실대학교, ㈜케이이씨, 현대다이모스, 현대오트론(주) 등 26곳이 있다. 공공기관으로는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유일하게 적발됐다.
AA위반 사업장으로 공표된 기업 중 규모 1,000명 이상의 기업은 광혁건설, 도레이케미칼, 메리츠증권, ㈜한라, 케이텍맨파워, ㈜와이번스안전관리시스템, ㈜조은세이프, ㈜포스코엠텍, ㈜우원방제, 금호타이어, 숭실대학교, 현대다이모스 등이다.
고용노동부의 발표를 접한 구양희(47, 부산시 남구 대연3동) 씨는 대학생인 자녀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업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으면 화가 날 것 같다고 했다. 구 씨는 "기업으로선 여성보다 남성을 선호할 수도 있겠지만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이 있으면 정부가 시행하는 제도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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