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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직 선호에 취준생들 ‘울상’…“신입직원 면접에 왜 경력 따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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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직 선호에 취준생들 ‘울상’…“신입직원 면접에 왜 경력 따지나요?”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4.1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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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취업 성공 10명 중 8명이 경력직…기업은 “어쩔 수 없다” / 정인혜 기자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에 취업준비생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이미지).
지난 2월 대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 준비에 나선 박모(26) 씨는 매번 면접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경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낸 회사에만 지원했지만, 박 씨는 매번 면접관으로부터 “경력도 없으면서 일은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는 핀잔을 듣는다.  박 씨는 “신입사원 뽑는다고 해서 가면 전부 경력 타령”이라며 “회사에서 경력직만 찾는데, 이제 막 대학교 졸업한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경력을 쌓아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취업준비생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76만 9000명 가운데 신입사원은 10만 8000명(14.1%)에 불과했다. 반면, 고용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있는 경력사원은 66만 1000명(85.9%)에 달했다. 취업에 성공한 10명 중 1~2명만이 신입사원이었던 셈이다. 주요 기업들의 신규 채용 기피 현상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지난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17년 신규인력 채용 동태 및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신규인력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6.6%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신규인력 채용 계획에 ‘신규인력 채용 계획이 있거나 이미 채용했다’는 응답은 53.7%로 나타났다. 64.2%를 기록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신규인력 채용 계획이 미결정·유동적’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5.3%, ‘채용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21.0%나 됐다.  기업은 신규 채용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46.6%)를 꼽았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21.2%), ‘정년 60세 시행에 따른 신규채용 여력 축소’(14.0%)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반면, 경력직 선호 현상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달 30일 취업포털 사람인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 321개 중 45.8%가 ‘신입 대신 경력 채용으로 대체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 10곳 중 5곳이 신입 채용을 줄이고 경력 채용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 측은 “경력직원은 신입직원에 비해 재교육·훈련비용이 크게 소요되지 않는다”며 “즉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들은 이러한 경향이 답답하다고 하소연한다. 언론사 취업을 준비 중인 최모(28) 씨는 “인턴하기도 힘든 세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명문대학교 언론 학부를 졸업한 최 씨의 스펙은 학점 3.9, 토익 920점, 한국어능력시험 2+급, 한국사능력시험 1급, 미국 어학연수 1년이다. 최 씨는 “메이저 언론사에서는 인턴도 직무 경험 있는 사람만 뽑는다”며 “스펙 쌓겠다고 노력한 게 다 헛수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기소개서를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디자인 전공 취업 준비생 박모(26) 씨도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 박 씨는 “면접 보러 갈 때마다 경력 찾는 소리에 기운이 빠진다”며 “경력 있는 신입이 세상에 어디 있냐”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기껏 해봤자 연봉 2200만 원밖에 안 주면서 경력직을 쓰겠다는 건 도둑 심보”라며 “월급은 신입 수준으로 주면서 일은 경력직으로 시키겠다는 회사들이 제대로 성장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재정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입사 후 교육이 필요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는 것.  모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신입사원을 채용하면 직무 교육부터 시작해 처음부터 다 가르쳐야 한다”며 “신입사원 교육 기간 동안 회사가 떠안는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력 직원의 경우에는 입사 후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고, 교육하는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경력직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경력직원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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