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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22회 언급한 문 대통령 현충일 추념사에 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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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22회 언급한 문 대통령 현충일 추념사에 시선 집중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7.06.06 21:3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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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으로 통합, 이념 갈등 극복" 강조...옆자리에 4부 요인 대신 국가유공자 앉혀 눈길 / 정혜리 기자
6일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원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 한국정책방송원).

5.18 기념식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 준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애국을 강조하는 연설을 해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충원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며 “국민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는 문장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항일 의병, 광복군, 독립운동가, 호국 용사, 파독 광부, 간호사, 봉제 공장 여성 노동자, 민주 항쟁 피해자 모두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애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국이 그동안 통치와 정치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며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애국으로 나라를 통합할 수 있고, 사회 이념 갈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이날 문 대통령은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국가유공자와 보훈 대상자, 그 가족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실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가에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믿음이 있어야 애국심을 바칠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라고 말했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문 대통령이 앉은 자리 옆에 4부요인(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이 앉지 않고 국가유공자들이 앉게 한 것. 문재인 대통령 내외 좌우로 지난해 지뢰 사고로 우측 발목을 잃은 공상군경 김경렬(22) 씨와 2년 전 북한 비무장지대 지뢰도발 당시 부상 입은 김정원(26)·하재헌(23) 중사, 국가유공자 박용규(88) 씨와 아들 종철(59) 씨가 앉았다.

이 같은 문재인 대통령 행보에 네티즌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네이버 회원 ceju****는 “아니, 4부 요인이 현충일에 대관절 뭐라고 이제까지 떡허니 자리잡고 앉았던겨? 당연 이분들 자리지. 놔참”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트위터 이용자 nek******는 “오늘 대통령 추념사를 들으면 국밥 한 그릇, 일당 5000원에 팔려나가던 애국심이 이제야 제자리와 제 가치를 찾은 것 같다. 고귀하고 값진 마음이거늘 어느 천박한 집단 때문에 땅 속 깊이 처박혔던 보석이 파내진 느낌”이라고 소회를 남겼다.

반면 추념사에 북한에 관해 언급이 없었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다. 네이버 회원 shff****는 “현충일 추념사에 북한 이야기 한마디 없는데 이게 나라냐”며 꼬집었다.

대학생 정진규(23, 부산시 북구) 씨는 “추념사다운 추념사였다”며 “대통령 연설에 가슴이 뛰면서 애국심이 절로 생긴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승원(45, 부산시 영도구) 씨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내용이었다”면서도 “북한이 미사일 쏘며 시위하는 중인데 연설에서 따끔하게 한마디 하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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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제62회 현충일 추념사(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예순 두 번째 현충일을 맞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거룩한 영전 앞에 깊이 고개 숙입니다. 가족을 조국의 품에 바치신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가유공자 여러분께 충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오늘 이곳 현충원에서 ‘애국’을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입니다. 식민지에서 분단과 전쟁으로, 가난과 독재와의 대결로, 시련이 멈추지 않은 역사였습니다. 애국이 그 모든 시련을 극복해냈습니다. 지나온 100년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만들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지킨 것은 독립운동가들의 신념이었습니다. 항일의병부터 광복군까지 국권회복과 자주독립의 신념이 태극기에 새겨졌습니다. 살이 찢기고 손발톱이 뽑혀나가면서도 가슴에 태극기를 품고 조국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독립운동가를 키우고, 독립운동을 지원하며 나라 잃은 설움을 굳건하게 살아냈습니다. 그것이 애국입니다.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이 국가의 예우를 받기까지는 해방이 되고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뒤집힌 현실은 여전합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겪고 있는 가난의 서러움, 교육받지 못한 억울함, 그 부끄럽고 죄송스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 그 분의 자손들 한 분이라도 더, 독립운동의 한 장면이라도 더, 찾아내겠습니다. 기억하고 기리겠습니다. 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38선이 휴전선으로 바뀌는 동안, 목숨을 바친 조국의 아들들이 있었습니다. 전선을 따라 늘어선 수백 개의 고지마다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찾고자 피 흘렸던 우리 국군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짧았던 젊음이 조국의 땅을 넓혔습니다. 전선을 지킨 것은 군인만이 아니었습니다. 태극기 위에 위국헌신을 맹세하고 후방의 청년과 학생들도 나섰습니다. 주민들은 지게를 지고 탄약과 식량을 날랐습니다. 그것이 애국입니다.

철원 ‘백마고지’, 양구 ‘단장의 능선’과 ‘피의 능선’, 이름 없던 산들이 용사들의 무덤이 되었습니다. 전쟁의 비극이 서린, 슬픈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전우를 그곳에 남기고 평생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오신 호국용사들에게 눈물의 고지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백골로 묻힌 용사들의 유해, 단 한 구의 유골이라도 반드시 찾아내 이곳에 모시겠습니다. 전장의 부상을 안고, 전우의 희생을 씻기지 않는 상처로 안은 채 살아가는 용사들, 그 분들이 바로 조국의 아버지들입니다.

반드시 명예를 지켜드리겠습니다. 이념에 이용되지 않고 이 땅의 모든 아들딸들에게 존경받도록 만들겠습니다. 그것이 응당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베트남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조국경제가 살아났습니다. 대한민국의 부름에 주저 없이 응답했습니다. 폭염과 정글 속에서 역경을 딛고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그것이 애국입니다.

이국의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생긴 병과 후유장애는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부채입니다. 이제 국가가 제대로 응답할 차례입니다. 합당하게 보답하고 예우하겠습니다. 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조국을 위한 헌신과 희생은 독립과 호국의 전장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여러분과 함께 기억하고자 합니다. 1달러의 외화가 아쉬웠던 시절, 이역만리 낯선 땅 독일에서 조국 근대화의 역군이 되어준 분들이 계셨습니다. 뜨거운 막장에서 탄가루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석탄을 캔 파독광부, 병원의 온갖 궂은일까지 견뎌낸 파독간호사, 그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조국경제에 디딤돌을 놓았습니다. 그것이 애국입니다.

청계천변 다락방 작업장, 천장이 낮아 허리조차 펼 수 없었던 그곳에서 젊음을 바친 여성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에도 감사드립니다. 재봉틀을 돌리며 눈이 침침해지고, 실밥을 뜯으며 손끝이 갈라진 그 분들입니다. 애국자 대신 여공이라고 불렸던 그 분들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그것이 애국입니다.

이제는 노인이 되어 가난했던 조국을 온몸으로 감당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 분들께 저는 오늘, 정부를 대표해서 마음의 훈장을 달아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애국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모든 것입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 분 한 분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도 없고, 나누어지지도 않는 그 자체로 온전히 대한민국입니다.

독립운동가의 품속에 있던 태극기가 고지쟁탈전이 벌어지던 수많은 능선 위에서 펄럭였습니다. 파독광부·간호사를 환송하던 태극기가 5.18과 6월 항쟁의 민주주의 현장을 지켰습니다. 서해 바다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새겨졌습니다.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은 여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제도상의 화해를 넘어서, 마음으로 화해해야 합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데 좌우가 없었고 국가를 수호하는데 노소가 없었듯이, 모든 애국의 역사 한복판에는 국민이 있었을 뿐입니다.

저와 정부는 애국의 역사를 존중하고 지키겠습니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공헌하신 분들께서 바로 그 애국으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이 나라의 이념갈등을 끝내 주실 분들입니다. 이 나라의 증오와 대립, 세대갈등을 끝내 주실 분들도 애국으로 한평생 살아오신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무엇보다,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 국가로 가는 길임을 분명히 선언합니다.

그동안 우리의 보훈정책은 꾸준히 발전해왔습니다. 군사원호에서 예우와 보상으로, 호국유공자에서 독립, 민주유공자, 공무수행 유공자까지 그 영역도 확대되어 왔습니다. 국가유공자로 모시지는 못했지만 그 뜻을 함께 기려야할 군경과 공무원, 의인들을 예우하고 지원하는 제도도 마련해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분들의 공적에는 많이 못 미칩니다.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가겠습니다. 국회가 동의해 준다면, 국가보훈처의 위상부터 강화하겠습니다.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습니다.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 그 가족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국민이 애국심을 바칠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입니다. 애국이 보상받고, 정의가 보상받고, 원칙이 보상받고, 정직이 보상받는 나라를 다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개인과 기업의 성공이 동시에 애국의 길이 되는 정정당당한 나라를 다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다시 한 번 순국선열, 호국영령, 민주열사의 애국헌신을 추모하며,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취재기자 정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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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현 2017-06-07 12:18:43
제 생애, 추념사를 읽어보긴 처음입니다. 읽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감동적이고 뭉클했습니다. 이것이 나라다운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늘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듭니다. 정치에 저절로 관심이 갑니다.

김정일 2017-06-07 23:56:07
참 개새

좆성일 2017-06-07 23:57:21
개새 죄인

나경민 2017-06-08 10:02:35
감동의 추념사입니다. 대통령님의 깊은 고민과 준비의 세월이 녹아있는 글을 읽으며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이 애국심이 이런거구나하는 뜨거움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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