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로 한 보루에 6만원 수익.. 가방 속 밀반입, 택배 이용
최근 한인 호주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담배를 밀수해 재호 한인들에게 불법 판매하는 일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시빅뉴스 취재 결과 밝혀졌다. 호주 유학 후 귀국한 학생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과 호주의 담뱃값이 크게 차이 나는 점을 이용, 담배 밀수로 제법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 유학생들이 담배 밀수에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호주로 입국할 때 담배 반입 허용량(50개피, 또는 두 갑 반) 이상을 몰래 감춰 들여오거나 한국에서 택배로 담배를 배송 받는 방법 등이다. 밀반입된 담배는 호주에 거주하는 한인들 전용의 구인구직, 혹은 중고거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된다.
작년 시드니로 유학 갔던 김모(24) 씨는 호주에 입국할 때 담배 두 보루를 가방에 몰래 넣어 가지고 들어갔다. 다행히 적발되지 않아 그 담배를 팔아 용돈으로 썼다. 그녀는 “유학 준비를 하면서 호주 상황을 아는 지인들이 꼭 담배를 사가지고 가라고 당부해 가지고 갔다"면서 "많은 친구들이 이 수법으로 용돈을 버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브리즈번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체류 중인 이모(27) 씨는 호주에 거주하는 동안 한국에서 택배로 몇 십 보루의 담배를 받아 밀매해 왔다. 처음에는 자신의 택배 짐에 섞어 한 두 보루 담배를 받는 정도로 시작했지만 수익이 생각보다 많아 나중에는 20보루까지 한국에서 택배로 받았다고 한다.
호주의 한인 유학생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담배 밀수에 나서는 것은 한국과 호주의 담배 가격이 무려 5~6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재 22개 OECD 국가 중에 담뱃값이 가장 싸다. '말보로' 한 갑이 한국에서는 2700원이지만, 호주에서는 약15호주달러(약1만 7000원)에 판매된다. 유학생들은 한 보루에 한국에서 2만 7000원을 주고 산 말보로 담배를 다른 한인들에게 약 80호주달러(약 8만 7000원)에 팔 수 있다. 파는 사람은 구입가의 3.2배의 이익을 남기고, 사는 사람은 한 갑 당 약 2000원을 아껴 서로 이득이 되는 것이다.
판매가 이뤄지는 한인 전용 사이트에서는 판매자가 사이트에 담배 종류와 가격을 제시하고 연락처를 적어 놓으면 구매자들이 연락을 한다. 그 후에 전화 통화로 만나는 장소를 정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직거래가 이뤄진다고 한다. 이 씨에 따르면, 판매한다는 글을 올리면 하루에 수십 건의 연락이 오기 때문에 담배가 팔리면 글을 즉시 지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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