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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유학생들, 담배 밀수로 용돈벌이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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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유학생들, 담배 밀수로 용돈벌이 성행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3.05.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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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로 한 보루에 6만원 수익.. 가방 속 밀반입, 택배 이용
최근 한인 호주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담배를 밀수해 재호 한인들에게 불법 판매하는 일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시빅뉴스 취재 결과 밝혀졌다. 호주 유학 후 귀국한 학생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과 호주의 담뱃값이 크게 차이 나는 점을 이용, 담배 밀수로 제법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 유학생들이 담배 밀수에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호주로 입국할 때 담배 반입 허용량(50개피, 또는 두 갑 반) 이상을 몰래 감춰 들여오거나 한국에서 택배로 담배를 배송 받는 방법 등이다. 밀반입된 담배는 호주에 거주하는 한인들 전용의 구인구직, 혹은 중고거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된다. 작년 시드니로 유학 갔던 김모(24) 씨는 호주에 입국할 때 담배 두 보루를 가방에 몰래 넣어 가지고 들어갔다. 다행히 적발되지 않아 그 담배를 팔아 용돈으로 썼다. 그녀는 “유학 준비를 하면서 호주 상황을 아는 지인들이 꼭 담배를 사가지고 가라고 당부해 가지고 갔다"면서 "많은 친구들이 이 수법으로 용돈을 버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브리즈번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체류 중인 이모(27) 씨는 호주에 거주하는 동안 한국에서 택배로 몇 십 보루의 담배를 받아 밀매해 왔다. 처음에는 자신의 택배 짐에 섞어 한 두 보루 담배를 받는 정도로 시작했지만 수익이 생각보다 많아 나중에는 20보루까지 한국에서 택배로 받았다고 한다. 호주의 한인 유학생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담배 밀수에 나서는 것은 한국과 호주의 담배 가격이 무려 5~6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재 22개 OECD 국가 중에 담뱃값이 가장 싸다. '말보로' 한 갑이 한국에서는 2700원이지만, 호주에서는 약15호주달러(약1만 7000원)에 판매된다. 유학생들은 한 보루에 한국에서 2만 7000원을 주고 산 말보로 담배를 다른 한인들에게 약 80호주달러(약 8만 7000원)에 팔 수 있다. 파는 사람은 구입가의 3.2배의 이익을 남기고, 사는 사람은 한 갑 당 약 2000원을 아껴 서로 이득이 되는 것이다.  판매가 이뤄지는 한인 전용 사이트에서는 판매자가 사이트에 담배 종류와 가격을 제시하고 연락처를 적어 놓으면 구매자들이 연락을 한다. 그 후에 전화 통화로 만나는 장소를 정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직거래가 이뤄진다고 한다. 이 씨에 따르면, 판매한다는 글을 올리면 하루에 수십 건의 연락이 오기 때문에 담배가 팔리면 글을 즉시 지운다고 전했다.  
▲ OECD 통계 주요국 담배가격, 흡연율 비교
하지만 이같은 담배 밀반입은 리스크가 크다. 적발되면 벌칙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재호 한인들은 대놓고 담배 밀반입을 할 엄두를 못낸다. 멜버른에 사는 박모(28) 씨는 호주의 한 한인 친구가 한국으로부터 담배 40보루를 무사히 배달받은 적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자신도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40보루를 택배로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그 택배는 호주 세관에 적발됐다. 관세를 내야 찾을 수 있다는 통지가 왔다. 관세는 자그마치 3195호주달러(한화 약 350만원). 그는 “관세를 내고 찾아서 팔아봤자 4달러 정도밖에 남지 않아 그냥 찾지 않았다”고 말했다. 브리즈번에서 학생 비자로 공부 중인 이모(26) 씨 또한 세관에 적발된 적이 있다. 그녀는 한국에서 가끔 옷이나 책을 택배로 받을 때 담배 한 보루 정도를 같은 택배 속에 섞어서 받곤 했다고 한다. 한 번은 그녀에게 호주 세관으로부터 관세를 내고 짐과 담배를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녀는 “벌금을 낸 것 때문에 유학 생활에 차질이 생길까 사실 무서웠다. 그런데 관세만 내면 됐고, 별다른 처벌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에 유학생, 혹은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체류하는 한국인은 2만 3000명 정도이며, 교민은 15만 명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일정한 시장이 있고 한국의 담배 가격이 호주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호주 거주 한인들의 담배 밀수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취재에 응한 대부분의 호주 한인 교민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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