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피젯 스피너’라는 장난감이 최근엔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피젯 스피너(Fidget Spinner)’란, '바스락거리다'는 뜻을 '가진 피젯(Fidget)’이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한 손으로 꼼지락거리거나 만지는 등의 반복 동작을 할 수 있는 손 장난감을 의미한다. 피젯 스피너는 손가락으로 장난감의 중앙 부분을 잡고 회전시키는 놀이인데, 회전이 빠르고 진동이 느껴져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피젯 스피너는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켜줌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집중력 강화를 도와준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민제(20,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평소에 손이 심심했는데, 인터넷 검색을 통해 피젯 스피너를 사용하면 손도 즐겁고,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후기를 보고 구매했다”며 “(피젯스피너를) 돌리다 보면 돌리는 행위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피젯 스피너가 유행처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 초등학생 배이현(8, 대전시 서구) 군은 학교에서 친구들이 피젯 스피너를 가지고 노는 것을 보고 제품을 구매했다. 배 군은 “거의 애들이 다 가지고 놀고, 종일 친구들이랑 돌리면서 논다"며 “실수로 피젯 스피너를 돌리다가 모서리에 손이 닿아서 다친 적이 있었는데, 속력이랑 무게 때문에 조금 아팠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급 친구들 대부분이 피젯 스피너를 가지고 놀기 때문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피젯 스피너를 사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부모 최인선(35, 부산시 사상구) 씨는 “피젯스피너를 구성하는 재료의 종류에 따라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라며 “그래도 요즘은 이게 또 유행이라고 하는데 친구들과 놀아야 하니까 사주게 된다”고 말했다. 최 씨는 “아이가 원해서 사주기는 하지만, 피젯 스피너의 모양이 표창처럼 뾰족한 것도 있어서 아이가 다칠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염유미(25, 경남 김해 삼방동) 씨는 “아이들이 말도 잘 안 듣고 집중도 못 하는 편인데, 피젯 스피너를 가지고 수업에 들어 오길래 집중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들은 터라 기대했다" 며 “하지만 오히려 애들이 가지고 놀면서 집중력이 깨져서 수업 분위기에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염 씨는 “피젯 스피너가 표창같이 생기다 보니까 애들이 던지거나 연필 위에 올려서 돌리고 하는데, 장난치다가 손에 맞아서 멍이 드는 아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트레스 해소와 집중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며 등장한 피젯 스피너가 집중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아이들의 안전에 위협을 준다는 주장에 학부모와 학교 측은 걱정을 표하고 있다. MBC는 미국과 호주에서는 어린이가 피젯 스피너에 얼굴을 다치거나 부품을 삼켜 수술을 받는 등 사고가 잇따르자 소지를 금지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