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 속 일부 번화가에 자리잡은 고기구이집들이 뜨거운 구이용 숯불과 연탄들을 아무런 안전시설 없이 사람들이 통행하는 길목에 방치하고 있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가장 유동 인구가 많기로 잘 알려진 서면 ‘주디스 태화’ 백화점 인근 먹자골목. 이곳은 클럽 및 각종 식당과 가게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고 거리 곳곳에는 항상 넘쳐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곳 먹거리 골목에는 숯불구이, 연탄구이와 같은 고기구이집들이 특히 많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구이 업소들이 사용하는 숯불이나 연탄들이 사람들이 통행하는 인도에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 주디스 태화 인근 먹거리 골목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안에 위치한 고기구이집들은 대략 열 곳 정도이다. 이중 숯불이나 연탄 구이를 판매하는 업소는 여섯 곳인데, 업소들 모두가 안전 펜스나 울타리는 물론, 위험 표지판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채 인도에서 불을 피우고 있다.
부산 지역의 대학생 김모(25) 씨는 평소 이곳에서 친구들과의 모임을 자주 가진다. 그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불이 아니기에 주변에 위험한 불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 쉽지 않았다며 “아무것도 모른 채 걷고 있었는데 옆에서 갑자기 뜨거움이 느껴졌다. 자칫 하다가는 (발로 불을 차서)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부산 사하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24) 씨 또한 같은 경험을 했다. 그녀는 남자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며 이곳을 걷고 있었는데 남자 친구가 갑자기 팔을 확 붙잡아 끌은 적이 있다. 그녀는 “우리 앞에 활활 뜨겁게 타오르는 연탄을 보고 아찔함에 식은땀까지 났다”고 말했다.
이렇게 밖에서 숯불이나 연탄을 피우는 업소들은 서면의 뒷골목을 벗어나서도 심심치 않게 관찰된다.
양산에 거주하는 류재성(27) 씨는 양산 역 맞은 편 롯데마트 뒤편의 번화가, 같은 양산의 구 시외버스터미널 뒤쪽의 먹자골목, 그리고 부산 북구 화명동 롯데마트 뒤편의 숯불구이 밀집 거리에서도 이와 같은 위험한 음식점 숯불이나 연탄불이 피워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그녀는 “신도시와 같은 주거공간과 번화가가 함께 조성된 곳에서는 어린아이들도 음식점 주변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구청에서 빨리 바로 잡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기구이 음식점들이 인도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가 야기하는 더 큰 문제는 주변에 유흥가가 많아 밤이 되면 휘청거리는 취객들이 통행한다는 점이다. 이런 취객들은 일반인들보다 사물 인지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뜨거운 숯불이나 연탄의 위험에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다.
음식점 허가 사항 중에 숯불이나 연탄을 피울 수 있는 공간은 원칙적으로는 영업장 내에 두게 돼 있다. 그래서 서면을 관할하는 부산진구청 위생과에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지를 시빅뉴스에서 문의했으나, 해당 관계자는 위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자세히 답변하는 것을 피했다. “이런 사실이 있는지조차 몰랐기 때문에, 현재 단속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담당자 대답의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