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의 합성 나체 사진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긴다. 피해 연예인은 배우 문성근 씨와 김여진 씨다.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돌던 합성 사진의 출처가 국정원이라는 점에 국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13일 SBS에 따르면,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지난 2011년 당시 김여진, 문성근 두 배우를 합성한 음란 사진을 제작해 유포하라는 취지의 내부 문건을 발견해 원세훈 국정원 전 원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국정원은 문 씨와 김 씨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해당 합성사진을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개혁위는 “국정원 심리전단 팀이 좌파 연예인으로 분류한 배우 문성근과 김여진의 부적절한 관계를 꾸며내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이를 계획했다”며 “이 같은 내용의 계획서를 작성해 상부에 보고한 뒤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개혁위가 입수한 해당 문건 내용은 꽤 구체적이다. JTBC에 따르면, 국정원은 해당 문건에서 “그동안 축적해 온 사이버 공작 역량을 활용해 ‘특수 공작 활동’을 벌이겠다”며 “해당 합성사진을 인기 인터넷 게시판 등에 유포하겠다”고 적었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서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직장인 한유정(34, 부산시 동구) 씨는 “그 저질스러운 사진을 국정원이 만들었다니 진짜 충격 받았다”며 “국정원 직원이면 다들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일 텐데 연예인 나체 사진이나 합성하고 있었다니 본인들도 꽤나 자괴감 들었겠다”고 혀를 끌끌 찼다.
네티즌들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초등학생들도 유치해서 안 할법한 행동을 국정원이 한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정말 추잡하고 격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내 세금으로 저런 합성사진 만들었네”, “진짜 쪽팔린다”, “저런 찌질이가 우리나라 대통령이었다니” 등의 댓글을 남겼다.
실제 해당 포스터는 충격적인 수준이다. 포스터에는 침대에 나체로 누워있는 문 씨와 김 씨가 담겼다. 김 씨의 배에 기댄 문 씨의 팔에는 ‘♥여진’이라는 문신도 새겨져 있다. 사진 하단에는 ‘공화국 인민 배우 문성근, 김여진 주연’, ‘육체 관계’라는 노란색, 빨간색 원색의 조잡한 글씨도 보인다.
이에 대해 문 씨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국정원이 만든 사진이었다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것. 문 씨는 이날 JTBC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냥 쓰레기들이 한 줄 알았는데 국정원이 했을 줄은 몰랐다”며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고 말했다.
검찰은 블랙리스트 주요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사실 등을 조사하고, 국정원 간부 등에 대한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수사할 방침이다. 문 씨는 오는 18일 검찰에 출석해 MB 정부 시절 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조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