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반 이스라엘 정책에 왜 돈 내야 하나"...네티즌 "친 일본 편향인데 우리도 탈퇴하자" / 신예진 기자
미국이 유네스코(UNESCO) 탈퇴를 선언했다. 미국에 이어 이스라엘 역시 탈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12일(현지 시간) 유네스코 탈퇴를 공식 통보한 사실을 공개하고 “이번 결정은 가볍게 내려진 것이 아니며, 유네스코의 체납금 증가, 유네스코 조직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 유네스코의 계속되는 반 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는 내년 말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헤일리 대사는 “1984년 레이건 대통령이 유네스코를 탈퇴했을 때 우리가 언급했던 것처럼 미국 납세자들은 우리의 가치에 적대적이고 정의와 상식을 조롱하는 정책들에 억지로 돈을 내지 않을 것”이라며 “유네스코가 지난 7월 헤브론 구시가와 ‘족장의 무덤(아브라함의 무덤)’을 팔레스타인 영토로 지정한 것은 터무니없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가장 최근의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이 여러 가지 탈퇴 이유를 들었지만, 유네스코가 역사 유산과 관련한 문제에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줬던 것이 미국의 탈퇴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오랜 혈맹국이다. 미국은 지난 2011년 유네스코가 유엔 기구 중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정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 유네스코 탈퇴를 거론하며 압박한 바 있다. 미국은 중동 평화 협상에 장애가 된다며 유엔기구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 미국은 당시 한화 약 907억 원의 유네스코 지원금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국의 결정에 이스라엘은 환영을 뜻을 보였다. 동시에 이스라엘도 유네스코에서 탈퇴할 계획임을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탈퇴가 "용기 있고 도덕적인 결정"이라며 “유네스코는 역사를 보전하기는커녕 왜곡하고 있다. 그곳은 어리석은 자들의 극장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네스코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발표에 유감을 표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한 싸움에서 교육과 문화 교류에 대한 투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미국이 이 문제를 주도하는 우리 기구를 탈퇴하는 것은 깊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결정으로 일본이 유네스코 최대 후원국이 됐다. 유네스코 예산은 미국이 22%를 분담하고, 일본이 2위로 9.7%, 중국이 3위로 7.9%를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자국에 불리한 이슈에 유네스코 분담금 지불 보이콧을 해온 일본의 위세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유네스코 탈퇴 소식에 국민들은 “우리도 탈퇴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제 일본이 유네스코 최고 분담금 납부 국가가 됐으니, 군함도와 비슷한 전쟁범죄 유적지를 눈치보지 않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 시도할 것”이라며 “이 참에 한국도 유네스코에서 나가자”고 주장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현재 유네스코에는 난징 대학살 등 일본이 꺼릴만한 유산들이 등재돼 있다”며 “미국이 빠져 분담금 1위가 된다고 (일본이) 딱히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미국이 빠져 일본과 중국의 영향력이 비슷해졌다”면서도 “우리나라가 그 사이에서 눈치볼 바에 탈퇴하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미국이랑 이스라엘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 “한국도 탈퇴해야지”, “군함도 등재해주는데 우리가 뭣하러...”, “유네스코도 그냥 정치 도구일 뿐이었나?”, “탁월한 선택” 등의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