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초등학생들의 학교폭력 가운데는 언어폭력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이 신체 폭력으로 과거에 비해 최근에 벌어지는 싸움들은 잔인한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다. 요즘 초등생들의 싸움은 티격태격하는 주먹다짐으로 끝나기보다는 주변에 있는 물건(무엇이든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것들)들을 가지고 공격하는 경향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런 경향은 아마도 영화나 게임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어린 아이들의 행동은 주변에서 많이 보거나 듣는 내용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은 흉기로 상대방을 쳤을 때 어느 정도 남의 신체를 훼손하고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지에 대한 판단력이 미약하기 때문에 더욱 부상의 위험이 심해진다.
약 10년 전만해도 초등학생들의 폭력은 그리 과격하거나 잔안하지는 않았다. 2003년 어느 날, A라는 서울의 한 직장인이 퇴근길에 분식집을 들르게 됐다. 그때 분식집을 나오던 한 초등학생이 혼잣말로 “오늘 이것들 다 죽었어”라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됐다. A 씨는 순간적으로 뭔가 싸움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초등학생을 따라가 봤다고 한다. 그랬더니, 한 공터에 1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모여서 패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치고, 박고, 할퀴며 싸우고 있어서, A 씨가 급히 나서서 양편을 말리는 바람에 싸움이 겨우 종결되었다고 한다.
2010년 부산 B 초등학교에서는 1학년 C 군이 자신을 놀리던 같은 반 학생 D 군을 욕하며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분노 조절 장애를 앓고 있던 C 군은 자신을 놀리는 D 군을 폭행해서 코피를 나게 한 것이었다.
사실 이런 정도의 폭력 사건은 과거 초등학교에서는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몇몇 폭력 사례는 그 폭력 수준이 과연 이들이 초등학생들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섬짓하고 끔찍했다.
2017년 서울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테러범 놀이를 하던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들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 E 군과 F 군은 서로 테러범과 인질 역할로 놀고 있다가 싸움이 벌어졌는데, E 군이 F 군을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장난감 총으로 가격하고 말았다. 결국 F 군은 뇌출혈로 수술을 받게 됐고, E 군도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한다.
2017년 부산의 한 3학년 초등학생 교실에서 발생한 사건에서는 이런 경우도 있었다. 평소 다툼이 잦았던 G 군과 H 군 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먼저 맞게 된 G 군은 방심하고 있던 H 군을 향해 갖고 있던 볼펜으로 목을 수차례 찔러 심각한 상해를 입혔다.
최근 초등학교 내에서 발생한 몇몇 폭력 사건들은 볼펜 외에도 가위나 콤파스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도구들이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초등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폭력의 과격화 현상에는 인내력과 자제력 부족, 생명 경시 풍조, 그리고 공동체적 인간관계 부재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초등학생들의 폭력이 잔인하게 된 데에는 영화와 게임에서 나타나는 폭력물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