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에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의원 화재 현장 방문’을 놓고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여아 지도부는 25일 일제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을 찾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후, 각각 희생자 합동 분향소가 차려진 제천 체육관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그러나 여론은 이들의 제천 참사 현장 방문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듯하다. 네티즌들은 국회의원 참사 현장 방문을 “이름 알리기 조문”이라며 비꼬았다. 한 네티즌은 “현장 방문할 시간에 국회에 쌓여있는 법안들이나 처리했으면 좋겠다”며 “일부 국회의원들은 얼굴 비추고 유가족 악수하며 사진 찍히는 것이 현장 방문 목적인 것 같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 여론은 지난 24일 한국당 권석창 의원의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 방문이 시발점이 됐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3시쯤 화재 참사 현장을 찾아 출입이 통제된 건물 현장에 침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 훼손 등의 우려로 유족들에게도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당시 경찰이 제지했지만 “나 국회의원인데 왜 출입을 막냐”며 경찰을 상대로 갑질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주위의 만류에도 현장 사진까지 남겼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해당 소식이 퍼지자, 네티즌들을 비롯해 유족까지 권 의원을 향한 비난을 아끼지 않았다. 한 유족은 헤럴드경제를 통해 “유족들도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돕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국회의원 신분을 내세워 현장에 들어가 사진까지 찍은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네티즌들은 “사고 현장 국회의원 방문 금지법이라도 만들고 싶은 심정”, “국회의원의 대표적 감투질”, “안하무인”, “선거 때는 머슴이라며 큰절을 하더니 지금은 목에 깁스를 했나보다”, “현장에 들어가 사진 촬영하는 아이디어는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왔을까”, “세월호 인양 작업 현장에서 인증사진 찍었던 국회의원들이 생각난다” 등의 글을 남겼다.
경찰 출신의 표창원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은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현장 감식이 진행 중인데 통제구역 안에 경찰 제지를 듣지 않고 강제 진입해 사진까지 찍다니, 이를 허용한 경찰 간부 신원을 밝히고 감찰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권 의원과 화재 현장에 동행한 의원실 관계자는 해명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을 통해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향후 진상 조사 위원회 등을 대비해 당 지도부와 원내 회의에 보고하려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간 것”이라며 “지역 의원이 지역 유족들을 위해 억울한 점이나 문제점이 있다면 국회에 가서 따지고 진실이 뭔지 알아야 하므로 현장에 들어가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