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소방안전본부, 인력 800명·헬기 13대 동원 불길잡아... 발화 원인 수사는 아직 오리무중 / 신예진 기자
부산 기장군 삼각산에서 지난 1일 밤 발생한 화재가 15시간여 만에야 불길이 잡혔다. 그러나 불이 난 원인은 찾지 못했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2일 오후 1시 20분 기준 삼각산의 큰 불길을 잡고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소방본부은 이번 불로 임야 100만㎡(약 30만 평)가 불에 탄 것으로 추정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부산 시민공원의 두 배가 넘는 면적이 잿더미로 변했지만 아직도 불이 난 원인은 밝히지 못하고 있다. 산불 피해 면적이 넓어 정확한 발화지점 조차 찾지 못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소방당국 관계자는 "외진 곳에서 불이 났고 등산객도 없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최초 신고가 늦어진 것 같다"며 "화재 범위가 넓고 최초 발화 지점도 확인이 안 돼 현재로써는 화재 원인을 추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화재 현장 주변에 CCTV도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MBN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산불은 목격자가 없고 현장 접근도 어려워서 화재 원인을 밝히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삼각산 주변 마을로 통하는 진입로 3곳에 설치된 CCTV 자료를 입수해 산불 발생 시점에 지나간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등산객 실화, 방화, 자연발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
한편, 첫 신고는 지난 1일 오후 9시 46분 119를 통해 접수됐다. 삼각산 정상 부근에서 불이 났다는 것. 곧바로 소방관들이 출동했지만 날이 어두워 산 정상까지 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대원은 물통을 젊어지고 정상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이미 8부 능선을 따라 화염이 치솟아 인력으로 진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소방대원과 기장군청 공무원 등 인력 800명이 출동했다. 물을 지고 산에 오르는 등 밤새 벌인 진화작업으로 다른 곳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 이후 다음날인 2일 오전 7시쯤 소방헬기 5대를 필두로 산림청 헬기 6대, 민간 위탁 헬기 2대 등 모두 13대가 차례로 화재현장에 투입됐다. 동원된 헬기는 불길을 잡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고, 소방당국은 오전 10시 쯤 80%정도 화재를 진압했다.
산불 진화 소식에 네티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새해 첫 날부터 산불이라니, 속상하다”며 “올해 액땜이라 생각하고 2018년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어서 천만다행”이라며 “소방대원들, 공무원들 전부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산불이 난 원인으로 ‘방화’에 무게를 뒀다. 한 네티즌은 “밤 12시에 산에서 불이 난다?”라며 누가 일부러 낸 것이 아니면 이 정도 화재가 가능한가”라고 의심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누가 근처에서 소각하다 불씨가 옮겨 붙은 것 아니냐”며 “자연발화는 아니겠지?”라고 의견을 남겼다.